‘백신 명가’ SK케미칼, 기술수출 새역사 썼다

 

한 SK케미칼 연구원이 세포배양탱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SK케미칼 제공]

SK케미칼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세포배양 방식 백신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전 세계 백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와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를 앞세워 ‘백신 명가’로 거듭나면서 국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독감백신생산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2월 글로벌 백신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제약사 중 하나인 사노피 파스퇴르와 세포배양 방식 백신생산 기술에 대한 판권이전(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자체 개발 중인 ‘범용 독감백신’에 스카이셀플루 핵심인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범용 독감백신은 바이러스 사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염기서열을 표적으로 해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까지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독감백신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독감백신은 3~4개 바이러스만 예방할 수 있어 다른 바이러스로 인한 독감 예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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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과 사노피 파스퇴르가 체결한 기술·판권 이전 계약 규모는 최대 1억5500만달러로, SK케미칼은 국내 기업 백신 기술 수출 중 사상 최대 금액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에서 이처럼 SK케미칼 세포배양 독감백신 생산기술에 관심을 갖는 것은 유정란(계란)을 활용한 기존 방식과 달리 동물세포를 활용해 생산 과정이 빠르고 효율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이 기술을 활용해 2015년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이듬해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두 종류 독감백신은 출시 이후 3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14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를 돌파하며 시장성과 신뢰도 확인됐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지난해 독감 유행으로 사망자가 속출한 미얀마에 현지 보건당국 특별 허가 아래 긴급 공수가 이뤄지기도 했다.

SK케미칼은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심사(PQ) 인증을 통한 국제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지난해 PQ 인증을 신청해 현재 공장 실사를 앞두고 있고,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연내 인증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SK케미칼 연구원이 경북 안동에 위치한 '안동L하우스'에서 대상포진 백신 세포 배양 공정을 다루고 있다. [사진=SK케미칼 제공]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도 글로벌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세포배양 생산방식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국내 출시 3개월 만에 누적매출 약 100억원을 달성해 시장성이 확인되고 있어서다. SK케미칼은 출시 첫 해인 올해 중 국내 시장점유율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상포진백신의 도입이 필요한 태국 등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들을 대상으로 허가신청을 준비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도 서두르고 있다. 식약처가 2016년 WHO에 국내 백신 허가·심사 자료를 공유하게 됨에 따라 국내 허가 백신은 아시아·중동·남미 등 여러 지역 내 국가에서 별도 임상 없이 기존 자료만으로 허가신청이 가능하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국내 허가 백신 해외 진출이 보다 순조로워졌다”며 “보건당국과 기업의 노력으로 국산 백신 세계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