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양상으로 전개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의 불똥이 독일 대표 자동차 브랜드 BMW와 벤츠에 튈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부과 예고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독일 브랜드의 자동차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8일 중국경제망이 보도했다.
아울러 왕 부주임은 “현재 미국과 중국 양측이 예고한 보복 관세 부과가 예정대로 시행되면 ‘독일 3대 자동차 브랜드’ 경쟁 구도에 변수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3대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인 아우디는 중국 현지 생산으로 보복 관세 영향에서 벗어나겠지만, 중국 수출품을 주로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BMW와 벤츠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독일 3대 자동차의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의미다.
지난 4일 중국 정부는 미국산 대두(大豆), 자동차, 항공기 등 14개 분야의 106개 품목에 25%의 보복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내수 시장에 의존한다. 미국은 중국 자동차의 주요 수출국이 아니다. 즉 이번 미·중 무역 갈등 충격은 미국에서 생산되고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자동차도 미국에서 생산돼 중국으로 유입되면 보복 관세 부과를 면치를 못한다는 것이다.
공개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수입된 완성차 규모는 124만6800대로 전년 대비 15.77%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수입된 자동차는 28만200대로 전체 수입량의 22.47%를 차지했다.
신문은 “중국 정부의 미국산 자동차 보복 관세 부과가 정식으로 시행되면 다임러AG는 7억6500만 달러의 관세 폭탄을 맞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 주 스파턴버그에 있는 BMW 공장에서는 X3, X4, X5, X6 시리즈 그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주로 생산된다. 다임러AG는 미국 앨라배마 주의 벤츠 공장에서 GLE, GLS를 제조해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자문회사 에버코어 ISI(Evercore ISI)는 BMW와 다임러AG가 올해 미국에서 제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 규모가 10만대를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BMW의 SUV 6만4000대와 다임러AG의 5만1000대가 중국으로 수출될 예정으로 상품가치는 약 7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프리미엄(고급) 자동차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급성장했다. 특히 벤츠· BMW·아우디 등이 시장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리며 글로벌 및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선도했다.
벤츠와 BMW는 지난 1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약 250만대의 승용차를 판매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우디의 판매량은 190만대다. 특히 이들은 중국 시장에서 60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경제망은 “중국은 독일 자동차 3인방에게 글로벌 최대 단일 시장이기 때문에 중국의 보복 관세 압박은 독일 자동차 업계의 구조를 요동칠 만한 악재로 분류된다”고 풀이했다.
이와 더불어 “BMW가 중국 현지 생산된 X3 시리즈 자동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는 현 상황에서 BMW는 X5, X6 시리즈의 중국 현지 생산 계획도 빠른 시일 내에 세워야 할 것이며 벤츠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