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러면 삼성SDI는 4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게 된다.
2016년만 해도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SDI가 지난해 3월 전영현 사장 취임 이후 환골탈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럴경우 삼성SDI는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흑자 행진’ 기록을 세우게 된다.
올 1분기 매출은 1조8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5%, 당기순이익은 1421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75.9% 각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런 실적 호조는 갤럭시S9에 탑재된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ESS(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쓰이는 대형 배터리 등 2차전지 부문에서 매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형전지와 ESS 매출 증가로 양호한 수익성을 예상한다”라며 “소형전지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9향 폴리머 전지 공급과 보급형 모델 점유율 증가로, ESS는 국내 재생에너지 정책 수혜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 증가가 지속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삼성SDI가 올해 들어 전 세계 전기 승용차용 배터리 출하량과 점유율에서 성장세를 기록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올해 1~2월 전기 승용차에 출하한 배터리 출하량을 집계한 결과, 삼성SDI는 전년 동기보다 68.9% 급증한 405MWh를 기록했다. 순위도 한 계단 상승한 4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 증가한 9.2%를 나타냈다.
SNE 리서치는 “삼성SDI가 공급한 폭스바겐 e-골프 등의 판매 호조가 출하량 성장세를 이끌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특히 2016년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로 영업손실이 무려 926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전영현 사장이 취임한 뒤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D램 개발실장, 메모리사업부장 등을 거친 '기술통(通)'으로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내부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삼성SDI는 전 사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영업이익 1169억원을 달성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삼성SDI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삼성SDI가 올해 매출 7조6000억~8조2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한‧중 관계 개선 전망에 따라 중국 내 친환경차용 2차전지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정부는 보조금 대상인 2차전지의 에너지밀도 최소 요구치를 90Wh/㎏에서 105Wh/㎏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술과 품질에서 앞선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중국 친환경차용 2차전지 보조금 지원은 기술 선도 업체들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보다 기술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