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순재 '덕구' 끓지 않는 온도, 관객 마음 데운다

2018-04-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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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인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덕구'[사진=영화 '덕구' 스틸컷]

​일흔 살, 덕구 할배(이순재 분)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어린 두 손자가 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나고 인도네시아에서 온 며느리마저 집을 나가버리자 덕구 할배는 어린 손자들을 손수 먹이고, 씻기고, 입히며 애지중지 키운다. 그는 아이들을 번듯하게 키우고 싶어 하지만, 아이들은 어딘지 모자라고 부족하다.

그러던 어느 날, 덕구 할배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는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찾아주기로 하고 홀로 먼 길을 떠난다.

영화 ‘덕구’는 이준익 사단인 방수인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약 8년간 시나리오의 초고와 탈고를 거듭한 방 감독은 노인과 어린 아이, 외국인 등 소외된 계층과 약자들이 집단을 이루는 과정 등을 따듯하고 담백한 어조로 풀어간다.

전국의 산과 바다, 들을 떠돌며 8년간의 집필을 거쳤다는 방 감독은 많은 이들의 삶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방 감독은 친숙한 할아버지와의 추억, 관계, 가족에 대한 사랑을 끓지 않고 뭉근하게 표현, 알맞게 관객들의 마음을 데운다.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아도 관객들의 마음을 뭉근하고 촉촉하게 적시는 것은 작품을 투명하고 솔직하게 만들고자 했던 방 감독의 진정성 때문. 어떤 기교나 멋 부림 없이 담백하고 진솔하게 인물들과 관계를 그려냈다.

이 같은 방 감독의 ‘진정성’이 통한 것은 배우 이순재의 덕이 컸다. 오로지 작품만 보고 ‘노 개런티’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이순재는 62년, 연기 경력의 내공으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연기를 펼쳐냈다. 작품의 중심을 잡으면서도 튀거나, 두드러지지 않도록 적확한 배분과 융화를 선보였다는 평이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 또한 눈부시다. 이별을 모르는 사고뭉치 손자 덕구 역의 정지훈은 놀라울 만큼 작품에 대한 이해력·몰입도로 관객들의 이목을 끈다. 철부지 꼬마에서 할아버지와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또 덕희 역의 박지윤은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터질 정도로 사랑스럽게 인물을 표현,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길 예정이다. 오는 5일 개봉 예정이며 러닝타임은 91분, 관람 등급은 전체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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