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엔 '유리천장'이 없다

한국씨티은행 신동금 부행장(왼쪽), 유기숙 전무 [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한국씨티은행에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이번달에만 2명의 여성 임원을 새로 선임,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1일자로 신동금 인사본부장을 집행간부 부행장으로, 유기숙 대기업심사본부장을 리스크관리본부 전무 및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로 여성 임원은 부행장 3명과 집행임원 2명 등 총 5명으로 늘어났고, 여성 임원의 비율은 42%에 달한다. 다른 대형은행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은행의 여성 임원은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 백미경 하나은행 전무, 정종숙 우리은행 상무, 장미경 농협은행 부행장 등 4명에 불과하다. 같은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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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에는 여성 임원이 발탁되더라도 핵심 업무에서 벗어나 업무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씨티은행은 재무기획부터 기업금융 등 굵직한 사업에 여성 임원을 전진 배치시켰다. 유명순 수석부행장은 기업금융그룹장을, 김정원 부행장은 재무기획그룹장을, 황해순 상무는 준법감시인을 맡고 있다.

씨티은행에 여성 임원이 많은 이유는 다양성을 강조하는 기업 문화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성별, 인종, 종교, 문화 등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해당 직무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임한다.

이와 함께 미국 씨티그룹은 고위급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 여성리더십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도 여성위원회를 통해 여성 임직원의 네트워킹, 리더십 개발, 사회공헌활동 등을 독려하며 여성인력 개발에 힘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부행장이 적지만 여성 임원을 비율이 아닌 숫자로 비교하더라도 단연 높은 수준"이라며 "부행장급뿐 아니라 부장급 이상 관리자도 여성 인력이 상당히 많아 임원으로 키울 수 있는 인력 풀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