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요 며칠 포근해지면 뭐합니까. 한눈에도 미세먼지가 뿌옇게 보여 밖에 나가질 못하는데··· 아이들까지 키우는 입장에서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미세먼지 공화국에서 살아야 하나 답답하기까지 합니다."
최근 미세먼지와 관련해 한 학부모가 내놓은 푸념이다. 실제로 요즘 전국은 미세먼지 공습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세먼지란 대기 중에 돌아다니는 입자상 물질로,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뜻한다. 1㎛는 1000분의1㎜로, 미세먼지는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인 50~70㎛보다도 훨씬 작다. 세분해서 10㎛ 이하는 미세먼지, 2.5㎛ 이하는 초미세먼지, 1㎛ 이하는 극초미세먼지로 불린다.
미세먼지가 위험한 이유는 '1급 발암물질'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보통 공장, 자동차, 발전소, 가정 등에서 연소, 배기가스 배출 등을 통해 발생하며 폐에 침투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거나 혈액에 스며들어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등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는 이유다.
미세먼지는 '초소형 살상무기'와 다를 바가 없지만, 아직까지 개인이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 이외엔 이에 대비할 방도가 없다. 가급적 실내 활동을 하고, 미세먼지 입자를 차단할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며, 수시로 위생 및 청결에 신경 써야 한다.
고무적인 것은 정부가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달 말 발표한 '봄철 미세먼지 보완대책'을 통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전국 공공기관으로 확대하고 향후 중국과 미세먼지 감축 협력에도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청와대도 미세먼지를 심각한 현안으로 간주, 미세먼지 문제 해결방안 논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대대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미세먼지 보완대책이 기존 대책을 짜깁기하고, 핵심마저 빠져 있어 아쉽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미세먼지 문제는 반드시 지속가능한 방향의 대계(大計)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무엇보다 가장 기본적인 국민의 건강과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대책이 근시안적인 차원에서 급조돼선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