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노사정 대표들이 두 번째로 만나지만, 발전적 노사 관계 등 의제에서 유의미한 합의를 도출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겉으로는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 방안을 논의한다지만, 속내는 최저임금 개편, 근로시간 단축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대화기구에 비정규직·여성·청년 등 취약계층을 참여시킬지를 두고, 실무 단계에서부터 노사 간 이견만 확인됐다.
비정규직·여성·청년 등이 노사정 대화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노사정 모두 공감하는 상태다.
그러면서도 노사는 이들이 대화 전면으로 나설 경우, 향후 노동 관련 쟁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모두 논의를 통해 무언가를 얻어내야 한다는 계산이 서 있다. 이에 따라 강한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쪽으로 비정규직·여성·청년 등 참여 주체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이미 수차례 실무협의를 했지만, 취약계층의 참여 범위를 두고 노사 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다.
노사의 셈법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휴일·연장근로 중복할증 등에 맞춰졌다.
지난달 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둘러싼 노사 간 합의가 무산돼 최종 결정은 국회 몫으로 돌아갔다.
현재 시점에서 최저임금에는 기본급·직무수당·직책수당 등 매달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산입된다. 상여금을 비롯해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영계는 상여금 외 식대·교통비 등 각종 고정수당 모두가 최저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계는 이들 수당까지 최저임금에 넣으면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주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지난달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주 최대 노동시간은 평일인 5일(하루 8시간) 40시간과 휴일을 포함한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해 총 52시간으로 제한된다.
이 과정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휴일근로와 연장근로 중복할증은 적용되지 않았다.
노동계는 휴일근무는 휴일근로이자 연장근로에 해당돼 중복 할증(50%+50%)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휴일근무의 경우는 통상임금에 50%만 가산해 보수가 지급되고 있다.
경영계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 생산성이 줄어든 상황에서의 중복할증 적용은 사업주, 특히 영세 사업자의 부담만 가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올해 첫 노사정 대화가 재개된 지난 1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근로시간 중복 할증은) 노사정위원회에서 다룰 수 없고, 국회에서 판단할 부분”이라며 “다만 사회적 대화는 이것과 무관하게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쟁점이 해소되지 않는 한, 노사정 대화는커녕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