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에 최대 피해자로 꼽히는 롯데그룹이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정치국 위원의 발언을 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전향적인 인식의 전환과 단체관광 재개 등 사태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아직은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드 보복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롯데그룹은 지난달 30일 양 위원의 발언을 두고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양 위원이 “믿어달라”는 강도높은 발언까지 사용한 만큼 예전과는 다르게 사태의 변화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롯데그룹은 1일 입장문을 통해 "한중 양국이 중국 진출 기업의 어려움을 정상화하기로 밝힌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큰 힘을 얻게 됐으며 중국 당국 약속에 대해서도 신뢰를 갖고 호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피해가 컸던 면세점 업계 전반도 사드 보복 해제 분위기를 반기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그동안 한중 정상회담과 한중 경제장관회의 등 보복조치의 정부 간 해제 이야기가 나왔지만 행동은 달랐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일단 중국 정부 고위급 인사가 직접 긍정적인 메시지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실제로 사드 보복 해제로 이어질지는 좀 더 중국 현지 사정을 신중하게 지켜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양 위원의 발언으로 기대감은 더 커졌지만 단체비자승인이 나야 단체관광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아직은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 면세점업계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 협력 발언 이후에도 그간 축소된 시장이 회복되는 데는 3∼6개월 정도의 시일이 걸린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