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예고한 ‘하남 온라인센터’ 건립, 부지 계약부터 난항

2018-03-3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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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반대에 LH와 부지 계약체결 연기…“설명회 등 동의 얻어 추진”

고개 숙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석유선 기자 stone@]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미국의 ‘아마존’을 능가할 것이라고 예고한 SSG닷컴의 하남 온라인센터 건립이 시작부터 난항이다. 1조원에 가까운 초대형 프로젝트이나 부지 계약부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하남 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 4개 블록 2만1422㎡를 972억200만원에 낙찰받았고 이날 LH와 부지매매계약 체결이 예정됐었다. 하지만 최근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서, 양사는 부지 계약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하남 부지와 관련해 “세상에 없던,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만들 계획”이라며 “30층 아파트 높이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예술성을 겸비한 건물로 짓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는 온라인 사업의 심장부로, 이번에 분사(分社)하는 SSG닷컴의 핵심 시설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관련 업계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해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에서 1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의 상당액을 그동안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이 별도 운영해온 온라인사업부를 통합시켜 온라인사업 전담회사인 SSG닷컴을 설립, 하남 부지에 본사와 물류센터 등을 갖춘 온라인센터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수봉 하남시장이 온라인센터 건립 불가 입장을 밝혔고, 하남 지역구의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도 LH 측에 반대 의사를 전하면서 LH 또한 부지 계약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남 지역 주민들 또한 정용진 부회장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하남에 물류센터가 구축되면 교통난과 안전·환경문제 등 주민 불편이 커질 것이라며 계약 철회를 주장하는 등 반발해왔다. 

이마트는 지난 해에도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건립을 위해 구리시 갈매지구 부지를 매입했으나 주민 반대로 4개월 만에 계약을 철회한 바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하남 온라인센터는 단순한 물류센터가 아니고 온라인사업 담당 본사가 들어간다”면서 “논란이 있는 만큼 계약 강행보다 설명회 등을 열어 주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동의를 얻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뤄진 부지 계약은 LH와 시일을 조정 중으로, (건립 계획 자체를) 보류하거나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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