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대진단] 한ㆍ베트남 정상회담 최대 성과는 新남방정책 '물꼬'

2018-03-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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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새 소비시장으로 급부상…중심국 베트남과 강력한 파트너 기대

교역규모 1000억 달러 목표…"성장잠재력 기회 활용 국내경제 도약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하노이 주석궁 회담장에서 열린 한-베트남 단독 정상회담에서 쩐 다이 꽝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베트남 주석궁에서 연 정상회담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아세안 순방에서 천명한 신남방정책을 구체화하는 단계로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아세안 시장은 이미 세계가 주목하는 소비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이 투자규모를 확대하는 지역이다.
여기에 일찌감치 아세안에 자금을 투입 중인 독일 등 EU와 미국도 신흥시장을 놓고 격전을 치를 채비를 마쳤다. 이런 분위기에서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적절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평가다.

정부는 베트남이 신남방정책의 강력한 파트너로 합류할 경우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공조가 수월학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베트남이 아세안 국가로 이어지는 신남방정책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실제로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 가려 우리 기업들에게 관심 밖에 있었지만, 최근 우리나라 교역 규모에서 두각을 나타낸 곳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 교역‧투자‧인적교류‧개발협력 분야 1위 국가다. 중국과 견줘도 될 정도로 급성장하는 지역이다. 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번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내놓은 ‘상생’과 ‘미래지향’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아세안 지역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트남과 교역규모를 2020년까지 1000억 달러고 만들겠다는 목표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세안과 교역규모를 2000억 달러로 높이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중 절반을 베트남에서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 시킨 것이다.

실제로 아세안 10개국 경제성장률을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는 오는 2019년까지 아세안 10개국 경제성장률이 평균 5.5%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세계 경제성장률 3.7%를 상회하는 수치다.

또 10개국 무역 규모는 1990년 3066억 달러에서 2015년 2조2535억 달러로 약 7배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세계 무역 규모 대비 비중은 4.3%에서 6.8%도 확대됐다.

우리나라와 교역 역시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공동체인 ‘아세안경제공동체(AEC)’ 간 무역은 연평균 약 9/9%의 속도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이 제조업에 비중을 뒀다면, 아세안은 서비스업 등 직접투자도 활발하다는 점이다. 1990년대는 제조업 투자 비중이 약 65%를 넘었지만 2000년 이후 서비스와 광업 등 투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업종이 다양화되는 추세다.

정부가 아세안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관광 등 인적교류 확대도 한 몫하고 있다. 1990~2016년 사이 한국의 대 아세안 방문객수는 31배 이상 확대됐다. 한국 전체 출국자 중 아세안 비율도 1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아세안 시장이 두각을 나타내는 원인으로 △중산층 증가 △신흥시장으로 부상 △젊은 노동시장 구조 △새로운 생산기지로 주목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중산층 증가는 소비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아세안 국가들의 중산층이 확대되며서 구매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세안 중산층 급증은 역내 소비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로 인한 빠른 성장세와 소득 수준 향상으로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아세안 10개국의 1인당 GDP는 2009~2019년 연평균 7%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1인당 GDP는 같은 기간 연평균 약 9% 증가가 예상된다.

생산기지로써 매력도 충분하다. 싱가포를르 제외한 대부분 아세안 국가 임금 수준은 중국보다 낮다. 태국 공장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중국의 78% 수준이다. 특히 캄보디아, 라오스 공장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각각 중국의 24% 수준에 불과하다.

이 연구위원은 “아세안 국가들의 다양한 성장 잠재력과 기회를 활용해 한국경제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국내 중소기업들의 아세안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아세안 국가별 진입장벽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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