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피해를 당한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이 또 다시 이름을 바꾸고 영업 재개에 나선다. 벌써 두 번째다.
20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유빗은 최근 홈페이지에 21일부터 코인빈으로 서비스를 이전한다고 공지했다. 코인빈은 유빗을 운영해온 야피얀을 인수한다.
문제는 유빗이 '간판'만 바꿔 달고 또 다시 영업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해킹으로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투자자 구제는 뒷전인 채 영업재개를 위한 꼼수에만 혈안이 됐다는 지적이다.
야피존으로 거래소를 운영해온 야피얀은 지난해 4월 북한 해커에 의해 전체 거래 자산의 37%인 비트코인 3800개를 탈취당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을 감안하면 약 55억원 규모다.
6개월 만에 유빗으로 이름을 바꾸고 다시 영업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12월 또 다시 전체 거래 자산의 17%를 해킹으로 탈취당했다.
유빗은 해킹 20여일 전 30억원 규모의 사이버종합보험에 가입한데다 해킹 후 파산이 아닌 회사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일각에서는 고의적인 해킹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게다가 벌써 두 번째 해킹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소유권을 다른 사업자로 넘기면서 배상책임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유빗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름만 바꾸고 또 다시 영업을 재개하는 것은 가상화폐 시장 자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