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호랑이들이 깨어났다. 호랑이는 2주 연속 날카로운 발톱을 세웠고, 아기 호랑이는 약 2년 만에 우승 사냥에 성공했다.
‘포스트 타이거’로 불렸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년 6개월 만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공동 5위에 오르며 2주 연속 ‘톱5’에 들어 완벽한 부활을 알리며 다음 달 초 개막하는 ‘명인 열전’ 마스터스 우승 가능성을 더 높였다.
매킬로이는 2016년 투어 챔피언십 이후 무려 1년 6개월 만에 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올라 14번째 PGA 투어 우승을 새겼다.
한때 우즈의 뒤를 이을 최고의 스타로 주목받았던 매킬로이는 최근 오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지난해 부상과 함께 찾아온 부진으로 우승 없이 시즌을 마감했고, 부활을 다짐한 올 시즌에도 4개 대회에 참가했으나 두 번의 컷 탈락을 경험하며 한 번도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환상적인 역전 우승으로 돌아오며 부활을 알렸다.
매킬로이는 2타 차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보기 없는 무결점 라운드였다. 버디만 8개를 몰아쳤다. 전반 9개 홀에서 3타를 줄인 매킬로이는 13~16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뒤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우즈는 “16번 홀 이후 버디를 더하면 플레이오프까지 생각해볼 수도 있었지만 뜻하지 않은 샷이 나왔다”면서도 “하지만 지난주보다 이번 주 플레이가 더 좋았다. 퍼트도 마음에 들었다”고 아쉬움보다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4월 마스터스’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는 우즈는 메이저 대회 15승과 PGA 투어 통산 80승 달성을 위한 준비를 마쳤고, 유일하게 마스터스 우승이 없는 매킬로이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할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밟았다.
매킬로이에 이어 브라이언 디샘보(미국)가 최종일 4타를 줄였으나 선두에 3타 차 2위(15언더파 273타)에 만족해야 했고, 5타를 줄인 저스틴 로즈(미국)는 3위(14언더파 274타)에 자리했다. 반면 선두를 유지하던 헨릭 스텐손(스웨덴)은 이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4위(13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안병훈은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8위에 올랐으나 이날 2타를 잃는 부진으로 합계 6언더파 282타, 공동 14위로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강성훈은 공동 59위(1오버파 289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