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날 눈길을 모은 것 중 하나는 이 전 대통령의 의상. 검은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과거 수차례 '베스트 드레서'로 꼽혔다. 당시 정치인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몸에 딱 들어맞는 '수트 핏'과 다양한 색깔의 넥타이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상황에 따라 패션에 의미를 부여해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평이 많았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경선 마지막 유세 날은 물론, 2007년 12월 대선 승리가 확정된 날에도 하늘색 넥타이를 택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선택은 어김없이 하늘색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이후 부쩍 '화합'을 자주 언급해 왔다.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초청받자 "대한민국이 화합하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답한 것이 대표적이다.
같은 달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우리 국민 모두가 단합해서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서 우리 국격을 다시 한 번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뜬금없는 '화합' 메시지는 이 전 대통령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비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검찰 소환에 응한 14일의 옷차림 역시 화합을 강조한 기존 메시지의 연장선으로 읽을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