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기업, 재계 답하다] ⑤ 지역사회 활력 불어넣는 기업투자

2018-03-14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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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보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과거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외화를 잘 벌어들여 국부를 키우거나 일자리만 늘려도 으뜸으로 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는 ‘불매운동’ 등으로 직접 나서 응징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졌다.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뜻이다. 이에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고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짚어보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④ 대기업, 동반성장 실천…협력사 경쟁력 높인다
⑤ 지역사회 활기 불어넣는 기업투자
⑥ ‘공유경제’ 새 성장모델로 국내기업 사업 확대 나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사진=삼성전자 제공]


울산광역시에는 ‘아산로(峨山路)’가 있다. 원래 해안로라고 불리던 곳이지만,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함께 울산 지역사회가 성장하면서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호인 아산을 따서 만들었다. 길이 4.5㎞, 너비 25m의 왕복 6차선 도로로 하루에 차량 5만대 이상이 통과하는 핵심도로다. 1996년 개통된 아산로는 현대차가 326억원을 투입해 건설한 후 울산시에 기부채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산로는 지역주민의 왕래는 물론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물류 수송을 원활하게 하는 일등공신”이라고 전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기업명을 차용한 도로도 있다. 경남 창원시에는 ‘LG전자로’와 ‘효성로’, 충북 청주에는 ‘LG로’와 ‘SK로’, 광주광역시에는 ‘기아로’가 있다. 경기도 용인시, 화성시, 수원시, 평택시에는 반도체 공장을 잇달아 세운 삼성의 이름을 딴 ‘삼성로’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명을 딴 도로가 있다는 것은 기업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 확대에도 기여한다”며 “많은 기업이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상생관계를 구축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 기업, 지역사회에 활기 불어넣는 일등공신

이처럼 기업들은 지역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기업은 투자를 통해 지역사회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세수 기여, 복지기반 확대 등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이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표 주자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1년까지 총 30조원을 투입해 ‘평택 반도체단지’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시에 2조2000억원(공장 건물과 클린룸) 규모를 투입해 올해 낸드플래시 공장(M15) 가동을 앞둔 상황이다. 또 2025년까지 추가 설비에 약 1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수록 세수도 덩달아 늘어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0조원 안팎의 사상 최대 법인세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53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는 올해 7조5000억원가량을, 지난해 13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SK하이닉스는 올해 2조5000억원가량을 법인세로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세 징수 규모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평택시에 낸 지방세는 3억77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77억6900만원, 올해는 200억400만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청주시에 지방소득세로 2015년 381억원, 2016년 366억원, 작년 180억원을 납부했다. 이는 청주시 전체 지방소득세의 약 30%를 차지한다.

◆ 실업률은 '줄고' 협력사 매출은 '오르고'

기업들은 많은 세금을 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협력업체 성장을 돕는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역사회의 실업률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2015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에 돌입한 이후 평택시의 실업률은 2015년 3.0%에서 2016년 1.8%로 뚝 떨어졌다. 건설에 투입된 인력은 하루 평균 1만2000명으로 2015년 5월 착공 이후 지난해 7월 반도체 라인 가동까지 누적 인원만 무려 560만명에 달한다.

SK하이닉스가 청주 M15 공장을 건설하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사가 가장 반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초까지 10조원이 넘는 금액의 장비를 사들일 예정이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유니테스트는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 등에서 대량의 수주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올해 실적 향상이 예상되면서 주가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군산에서 한국GM 공장과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폐쇄되면서 지역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현실로 체감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례를 보더라도 기업의 부흥만큼 지역사회에 도움되는 경기부양책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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