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양측 진술을 토대로 분석작업에 돌입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수사부는 전날까지 안 전 지사와 고소인 김지은씨를 상대로 밤샘조사를 벌였다. 이어 검찰은 주변인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수시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와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성폭행·추행 여부와 시점, 경위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안 전 지사는 검찰조사에서 김씨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위력이나 위계에 의한 강제성 있는 성폭행은 아니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사를 마치고 포토라인에 선 안 전 지사는 "(김씨는) 저를 지지하고 저를 위해 열심히 했던 제 참모였다. 마음의 상실감 그리고 배신감 여러가지 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안 전 지사는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갖고 있던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말씀을 올리겠다"고 밝혀 다툼의 여지를 남겼다.
반면 김씨는 검찰에서 안 전 지사의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수행비서로서 도지사의 뜻을 적극 반대할 수 없어 위력에 의한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피해를 당한 성폭력 당시 정황이나 시점, 장소 등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인 만큼 조만간 안 전 지사를 재소환해 보강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가 며칠이 걸릴리 모르지만 일단 여러 사람 조사가 필요하다"며 "안 전 지사 측근이나 대선캠프 인물이 포함되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소속 여직원이 추가 성폭력 의혹을 제기하며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 의사를 밝힌 만큼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서도 조만간 수사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