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주총시즌··· 재계 '주주친화경영' 훈풍 분다

2018-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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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구조로

현대차, 투명경영위 확대··· 순환출자구조 개선 가능성

SK, 주총분산·전자투표제

지난해 3월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8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재계의 주주친화경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 현대차, SK 등 국내 산업계를 이끌어가는 대표기업들을 중심으로 주주 권익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잇달아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책임 경영을 통한 새로운 기업 문화가 정착되는 한편 주주친화경영의 훈풍이 재계 전반으로 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식 액면 분할, 주총 분산 개최 등 새로운 변화 모색
8일 재계에 따르면 9일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을 시작으로 이달 내 국내 주요 대기업 및 계열사 주총이 잇달아 열린다. 이들은 올해 주식 액면 분할, 주총 분산 개최 등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각 기업의 특수성에 따라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주주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큰 방향성에서는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재계 1위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오는 22일과 23일 각각 주총을 진행한다. 삼성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는 이날 보다 많은 주주들이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안건을 결정한다.

50:1의 주식 액면분할 결정이 대표적인 예다. 주주가치 제고와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주식 액면가액을 주당 5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주식 액면분할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처음으로 분리되고, 외국인과 여성 사외이사가 신규 선임된다. 지금까지는 선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해왔다. 이사회 멤버도 기존 9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에서 11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늘어난다. 이사회가 힘이 대폭 강화돼 삼성전자의 의사결정 구조의 핵심이 된다는 뜻이다.

삼성물산도 올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글로벌 기업의 전문경영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안건들을 처리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로 전환하면서 책임경영과 투명성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되면 이사회가 주주를 대신해 행하는 경영 감독 기능도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주친화경영 재계 전반으로 퍼져 나갈 것”
현대차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선도적으로 주주친화경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투명경영위원회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기존 4개사에서 현대제철, 현대건설로 확대 설치했다. 또한 투명경영위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 후보를 일반 주주들로부터 공모키로 하는 주주권리 강화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도 지난달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잉여현금흐름의 20~40% 수준으로 배당한다는 중장기 정책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고 이를 통해 주주 환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명확한 배당정책 제시를 통해 투명성 제고와 투자자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주주들의 알권리를 강화해 이들이 보다 쉽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례로 SK㈜는 지난 1월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 최초로 계열사 별 주총을 분산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주요 지주사 중 최초로 도입한 전자투표제도 올해 주총에 첫 적용한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주친화경영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올해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한 수준에서 책정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친화경영의 움직임이 없는 모양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2조4685억원을 내며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을 거뒀지만 배당금은 전년과 같은 수준인 보통주 1주당 400원, 우선주 450원으로 책정했다. 다른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주주친화경영에 나서면서 재계 전반으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LG의 경우 지난해 지주사 체제를 마무리하는 등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에 앞장서 온 만큼 배당금 규모만 놓고 주주친화경영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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