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로 유지한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10년 6개월 만에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한은은 당분간 급격한 자본 유출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흥국인 한국의 금리 매력이 떨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주요 변수들이 해외자본의 국내 증권투자에 미치는 영향력을 계산한 결과, '한·미 기준금리 차이'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추정계수는 금융위기 전(2003년 1분기∼2008년 2분기) -5.272에서 금융위기 후(2009년 3분기∼2017년 3분기) -11.542로 확대됐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미 기준금리 차이에 따라 해외자본이 국내 증권투자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2배 넘게 커졌다는 의미다.
또한, 금융위기의 직접적 충격이 있던 2008∼2009년을 제외하면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가 축소될수록 증권투자자금 유입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이 오는 20~21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보다 높아져 국내 증시에 투자된 해외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 분위기 조성 전에 외부 영향을 받아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해도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국내 시중금리가 동반 상승해 긴축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