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름의 알음알음] 성추행 파문으로 더럽혀진 연예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순 없다

2018-02-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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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오달수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많은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기사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하고 있으며 또 다른 폭로와 주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극, 연예, 영화계가 성추문 사건으로 얼룩지고 있다.

지난 15일 이윤택 연극 연출가의 성추행 사건이 기사화된 뒤 8일간 온라인은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유명인들에 대한 이야기로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성추행 사건이 많은 이들의 도마위에 오르면서 ‘미투 운동(Me too 나도 당했다)’이 확산되면서 피해를 당해 상처입은 많은 이들이 익명으로 혹은 실명까지 공개하며 용기있는 폭로가 시작됐다.

연극계를 뒤흔든 성추행 사건은 지난 20일 연예계로 넘어왔다. 그간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카리스마있는 연기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조민기가 자신이 재직중이던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에서 여제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계를 받아 교수직을 박탈당한 사실이 본지 단독 보도로 인해 세상에 알려졌다.

처음 의혹이 불거진 당시 네티즌들은 조민기의 이미지를 생각해서였는지 “확실해질 때 까지 마녀사냥은 하지 말자”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같은 날 밤 청주대 연극학과 출신인 배우 송하늘이 자신의 SNS에 “잊고 지내려 애썼지만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며 “피해자 없이 떠도는 루머가 아니며 불특정 세력의 음모로 조작된 일도 아니다. 난 격려와 추행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 저와 내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고 밝히며 그의 추악한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민기는 계속 “격려였다.” “딸 같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 등의 석연찮은 행동으로 의혹만 더욱 키웠다. 그런 와중에 오늘(23일) ‘미투 운동’에 참여하는 다섯 번째 폭로자가 등장하며 의혹에 쐐기를 박는 상황까지 왔다. 조민기는 이 여파로 촬영중이었던 OCN 새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했고, 경찰은 조민기의 성추행 사건의 조사에 착수했다. 조민기는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다.

조민기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튿날, 최근 개봉한 영화 ‘흥부’의 조근현 감독도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으며 이렇다할 해명도 하지 않은 상태다.

조근현 감독의 성추행 논란에 영화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배우 오달수도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며 충격을 던졌다. 최근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을 개봉한 배우 오달수가 수년 전 부산 소극장에서 자행됐던 어린 여자 후배들을 향한 성추행 사실이 연극계 성추행 의혹의 첫 시작이었던 이윤택의 기사 댓글에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처음엔 이니셜로 보도됐지만 누구나 떠올릴 수 있을만한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에 결국 이날 실명이 언론에 공개됐고, 소속사와 당사자인 오달수는 현재 취재진들의 연락도 받지 않고 있어 논란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배우 조재현도 오늘(23일) 성추행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실 앞서 지난 22일 오후 한 매체가 유명배우 A씨가 차기작인 드라마에서 하차했다며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네티즌들은 당시 조재현을 지목했지만 기사화 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날 배우 최율이 자신의 SNS를 통해 조재현의 이름을 언급하며 미투 운동에 동참하며 현재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고 있다.

최율의 이 같은 폭로에 조재현 소속사 측은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조재현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폭로도 하나둘씩 고개를 내밀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예상하지도 못한, 상상하기도 싫은 일들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많은 유명 연예인들의 꽁꽁 숨겨뒀던 추악한 얼굴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많은데, 가해를 한 사람들은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신의 행동 때문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자신이 당했던 일을 고백하고 있는 이들에게 두 번의 상처는 용납할 수 없다. 실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성추행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못할지언정, 당하는 사람이 고통을 호소한다면 이는 분명 책임을 져야한다.

선후배 위계질서가 엄격한 연극, 방송, 영화계에서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이들에게 자행되고 있는 범죄행위들. '미투 운동'으로 많은 이들의 추악함이 까발려지겠지만 이런 과정들은 지금 당장 고통스럽더라도 반드시 뿌리뽑고 가야하는 일들이다.

“가슴으로 연기하라”는 격려(?)를 했던 배우. 가슴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겠다는 생각은 언제쯤 하게 될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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