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관련 특검이 진행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룻밤 사이에 관련 트윗을 14번이나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연루 의혹을 전면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현지 언론들은 외려 의혹이 증폭된다는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밤(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 연방수사국(FBI)가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기 난사 범인이 보낸 수많은 신호를 놓친 것에 대해 매우 슬프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와의 공모를 증명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공모는 없다.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를 자랑스럽게 해달라!"라고 적었다.
또 다른 트윗에서는 이란 핵협정을 언급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7억 달러(약 1조 8343억 원)를 현금으로 이란에 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의회와 FBI 중 누구도 수사를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반론을 위한 여론 조성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대응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난 16일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진영을 지원하는 데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단체 3곳과 13명을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부정하는 모습이 외려 의혹을 남긴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미 시사전문지 뉴요커는 '모스크바가 트럼프를 향해 웃고 있다, 우리도 그렇다'라는 제목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폭풍 트윗 전말을 소개했다. CNN 등 다른 매체들도 14개에 이르는 트윗 내용을 소개한 데 이어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의 '오류 폭풍'에 대한 팩트첵크'라는 제목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에 반박하는 등 현지 언론의 반응은 싸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