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주의 WTO 날려버리나…"중국은 예전 일본과 같은 처지"

2018-02-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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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부, 철강ㆍ알루미늄 최대 53% 관세 방안 보고

트럼프, 중국 등 타깃으로 한 무역전쟁 가속화 전망

[사진=AP/연합]


미국이 무역 전쟁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 제한이나 고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한 가운데, 동시다발적으로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백악관 보호무역주의 강공 실행 옮길 것··· "WTO 체제 날려버리겠다는 것" 우려의 목소리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월부터 실시한 '국가안보 영향조사' 결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이 미국 내 산업과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높은 관세 등을 부과하자는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으로 철강에는 최대 53% 관세를 부과하고, 알루미늄에도 중국을 비롯한 해당 국가에 23.6%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철강은 오는 4월 11일, 알루미늄은 4월 19일까지 결론을 내릴 것을 요청한 상태다.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상무부의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AXIOS)는 전임 무역관리의 말을 인용,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미국 내 우려를 전했다. 이번 조치에 반대하는 이들은 알루미늄과 철강을 사용하는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체들의 부담을 높일 수 있으며, 미국의 우방인 캐나다, 브라질, 한국과의 우호관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무장관인 스티브 므누신을 비롯해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상당수의 관료들이 관세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전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 앨런 그린스펀도 지난 7월 관세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이같은 조치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관료는 "이번 조치는 철강과 알루미늄을 내세운 무역전쟁의 개시이다. 그러나 대상이 된 국가들 중 일부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통상 전문가는 "이것은 무역 전쟁을 넘어선 것이며, WTO 체제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중국이 과거 일본과 같이 미국의 통상 정책의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근 미국의 공격적인 태도는 1990년대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일본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다고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제 고문을 맡았던 리처드 발드윈은 지적했다. 당시 미국과 일본은 통상 문제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발드윈은 당시 미국에는 지금과 같은 수준의 국가주의와 특정 국가에 대한 반감이 있었으며, 이제는 다만 그 상대가 중국이 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8.1%가 늘어났으며, 적자액은 3752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 중국 강력 반발하며 보복 예고 

미국 상무부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규제를 제안한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은 "아무 근거도 없고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보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는 17일 왕허쥔(王賀軍)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 국장의 성명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이렇게 밝히고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보호무역의 확산을 초래하고 국제무역질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왕 국장은 "중국은 미국이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유럽연합(EU), 캐나다, 러시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 베트남 등 관련국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이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하지 않음을 증명한 바 있다"며 아무 근거도 없는 결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활기를 찾지 못해 각국 철강·알루미늄 업계가 어려운 상황으로 함께 해결의 길을 찾아야지, 벽을 세우고 일방적인 규제에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며 "만약 미국이 중국의 국익을 훼손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중국도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 마땅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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