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로 목적에 둔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달 31일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당장 내주부터 본실사를 앞둔 상황에서 이해당사자는 물론이고 업계 전체가 술렁이는 모양새다. 새 주인을 찾아야 할 산업은행은 원점 재검토에 더해 5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주가 급락으로 더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전날 '2017년 연간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인 11조7668억원으로 2016년(11조1059억원)과 비교해 6.0% 늘었다. 영업이익도 4373억원으로 4672억원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전년 대비 9045억원 증가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매각 불발의 뇌관으로 등장한 모로코 사피(SAFI) IPP 석탄화력발전소(1·2호기 구분)는 지난달 19일과 31일 각각 진행된 본입찰 제안, 우선협상대상 선정 때까지도 잠재적 위험성만 알려졌을 뿐 명확한 수치가 드러나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이런 부실사태에 절차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측은 올해 7월 목표로 1호기의 시운전을 진행하다 고압급수가열기 튜브가 손상, 기자재를 다시 제작하면서 3000억여 원의 손실을 최근에서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도 "4분기에 모로코 발전소 현장에서 장기주문제작 자재 손상 등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해 이의 잠재손실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추가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모로코 이외에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 알제리, 인도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10조원이 넘는 공정을 진행 중이어서 돌출변수가 많다.
업계에선 '예고된 상황'이란 반응이다. 대우 뿐만 아니라 해외현장에서 수주를 포함해 장비 투입, 설계변경 등 추가적 비용 발생이 불가피한 요인이 산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NICE신용평가 의견보고서를 보면 대우건설의 2017말 해외부문 수주잔고는 평균 원가율이 104% 수준으로 매우 부진하다. 특히 카타르 고속도로는 지난해 6개월 가량의 공기 연장 등으로 공사비 증액이 필요하다. NICE 측은 다른 프로젝트도 실질 완공시점까지 지체보상금을 포함한 공사비 증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도 예정대로 본실사를 진행했다면 해외사업을 꼼꼼히 들여다보고자 했던 만큼 경영정보 전반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