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 연구진은 25일 “SCNT 기법으로 원숭이 두 마리를 복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24일자로 실렸다.
SCNT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여기에 다른 체세포에서 분리한 핵을 넣어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기법. 이렇게 만들어진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하면 체세포를 제공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동물을 얻을 수 있다.
SCNT는 22년 전 영국 연구진이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 썼던 기술이다. 영장류(靈長類·primate·사람과 유인원과 원숭이를 포괄하는 포유류 동물)에서 이를 이용한 동물 복제가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
1999년 미국 연구진이 수정란을 분할하는 '할구분할' 방법으로 원숭이 복제에 성공한 적은 있지만, SCNT로 원숭이 복제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AS 연구진은 복제 수정란의 발달을 활성화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우선 원숭이 복제 수정란을 만들 때부터 실제 수정란과 최대한 가깝게 제작했고 핵을 제거한 원숭이 난자에 원숭이 태아의 체세포를 넣어 융합시켰다. 또 배반포기까지 복제 수정란이 잘 발달하게 여러 화학물질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촉진했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진은 총 109개의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다. 79개를 21마리의 원숭이 대리모에 나눠 착상시켜 6마리의 대리모가 임신에 성공했고 이 중 2마리가 새끼를 낳았다.
새끼 원숭이 두 마리는 체세포를 제공한 태아와 유전적으로 일치해 원숭이 복제는 성공했다.
연구진은 새끼 원숭이들 이름을 각각 '중중'(Zhong Zhong)과 '화화'(Hua Hua)로 정했다. 이는 중국과 중국인을 뜻하는 '중화'(Zhonghua·中華)에서 한 글자씩을 인용한 것.
MBC에 따르면 사람과 비슷한 복제원숭이는 인간을 대신해 신약이나 치료제 개발의 실험 대상으로 쓰일 예정이다. 특히 인간과 뇌 구조가 비슷해 치매나 파킨슨 등 뇌질환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센터장은 “유전적 환경이 똑같은 상태에서 우리가 실험을 할 수 있는 거죠”라며 “연구 개발을 할 때 굉장히 균질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그런 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숭이를 복제해 생체실험 대상으로 쓰는 것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과, 원숭이 복제가 결국 인간복제라는 금단의 영역을 넘는 시발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바이 춘리 중국과학원장은 “인간 복제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 문제는 항상 거론되고 있고, 걱정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400여 마리의 실험용 원숭이를 갖고 있고 4000 마리까지 그 수를 늘릴 계획이다. 연구진은 “원숭이 수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어서 우리도 복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