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과 관련해 강한 표현을 하지 않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분노', '모독' 등 단어를 사용한 것을 두고 일부 언론들이 이를 '역린(逆鱗)'이라고 표현하자 이 단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역린'은 배우 현빈이 정조대왕으로 분한 2014년 개봉한 영화 제목이다. 역린의 사전적 의미는 '용의 가슴에 거꾸로 난 비늘'이라는 뜻으로, 건드리면 반드시 살해되며 임금님의 노여움을 비유하는 단어로 사용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분노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페이스북에서도 볼 수 있다.
박수현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를 말했다"며 "제가 대변인을 하면서 처음 듣는 말이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문 대통령이 직접 '분노'라는 단어를 이용해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같이 강한 어조로 말한 이유는 전날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한 것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로서는 문 대통령의 언급이 마치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거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작용하는 것은 경계하려는 분위기가 읽힌다. 향후 정치공방 속에서 검찰에 의한 적폐청산 수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