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첫 우승을 일궈낸 매킬로이의 당시 나이는 22세였다. 이후 매킬로이는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며 최고의 시절을 보냈다.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더 추가해 ‘메이저 4승’의 위업을 달성했고, 나이키와 천문학적인 금액에 후원 계약을 체결하며 95주간 세계랭킹 1위를 지키며 왕좌에 올랐다. 우즈 이후 골프 흥행을 주도한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포스트 타이거’다운 행보였다. 하지만 매킬로이의 황금기는 PGA 역사상 진 사라센,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 우즈(이상 미국), 개리 플레이어(남아공) 등 5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서서히 지고 있었다. US오픈, 디 오픈, PGA 챔피언십을 석권한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도 지난 2000년 우즈가 마지막으로 달성한 이후 약 20년 가까이 종적을 감췄다.
매킬로이가 스포트라이트에서 멀어진 시즌은 지난해다. 그를 괴롭힌 깊은 슬럼프는 우승컵을 빼앗아 갔다. 프로 데뷔 이후 9년 만에 우승을 이루지 못한 해다. 지난해 시즌 초반 갈비뼈 부상이 치명적이었다. 그동안 PGA 투어 13승(메이저 4승 포함)을 합작한 베테랑 캐디 JP 피츠제럴드와의 결별도 충격적이었다. 이후 매킬로이는 퍼팅에 심각한 약점을 드러내며 우승권과 멀어졌다.
매킬로이는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12개월 내내 바쁠 것 같다”며 “올해는 이전의 그 어떤 해보다 더 많이 골프를 칠 것 같다. 2008년 28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그것을 넘어서 30개 대회 출전도 가능하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매킬로이는 올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짧은 황금기는 지났지만,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 될지 모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사들도 매킬로이의 마스터스 우승 확률에 적지않은 베팅을 했다.
올해는 공교롭게 허리 통증에서 자유로워진 우즈가 재기를 노리는 시즌이다. 우즈 앞에서 ‘포스트 타이거’ 매킬로이가 그린재킷을 입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장면은 골프팬들의 행복한 상상이다. 매킬로이는 올해 그 꿈의 실현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