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삼성전자가 미국의 전장전문기업인 하만 인수시 컨설팅을 수행한 회사로 잘 알려진 유럽 최대 경영컨설팅사 ‘롤랜드버거’가 우리나라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정책을 비판하며, 이같은 제도 개선책을 제시했다.
롤랜드버거의 서울사무소 이수성 대표는 17일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 보고회’에서 발표자로 나서, 선도국의 노동개혁 사례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한 노동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한국의 현 노동정책은 기업의 막대한 비용증가와 매출감소를 초래한다”며 “중소제조기업의 47%가 대기업에 납품하는 한국의 산업구조를 감안할 때 대기업의 부담이 하청 중소기업에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선도국의 연평균 1시간 내외 단축속도에 비해 너무 빨라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3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에 대해선, 노사합의 시 주 최대 8시간의 특별연장 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주당 최대 68시간인 근로시간을 2021년 7월 1일까지 52시간으로 단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대표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기업의 추가 부담액은 75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고, 근로시간이 16시간 단축되면 중소기업 매출은 109조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외에 해외 유연화 등 법체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과 주요 노동정책들에 개별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한 테이블에서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점도 제안됐다.
이 대표는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함께 고려된 노동정책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올해는 혁신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의 균형을 바탕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뤄내야 할 도전의 해”라며 “갈등과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동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는 이날 발표된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서’를 여야 대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