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남 11개 자치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8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강남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강남과 강북의 집값 격차는 3억원 이상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양지영 R&C 연구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남4개구(서초·강남·송파·강동)를 비롯해 강서·양천·영등포·관악구 등 한강 이남 11개구의 평균 아파트 매맷값은 작년 말 기준 8억669만원으로 집계됐다.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는 2013년 12월 5억6989만원이었지만 4년 새 무려 42%인 2억3679만원이 올랐다.
연도별 한강 이남과 이북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을 보면 2013년 12월에는 강남과 강북이 각각 5억6989만원, 3억8110만원으로 두 지역 간 격차는 1억8880만원이었다. 1년 후인 2014년 말에는 5억8174만원, 3억8454만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2016년말 강남 아파트값이 7억1912만원으로 껑충 뛰며, 4억5292만원인 강북과 2억6620만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이어 작년에는 정부의 강남 위주의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크게 가격이 오르면서 강남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8억669만원으로 급등했다. 강북은 4억9090만원에 가격이 형성되면서 두 지역 간에 3억1579만원의 격차가 생겼다.
강남과 강북 집값 격차의 확대는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강남 위주 규제를 내놓은 것이 오히려 강남 집값 용수철 효과를 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8·2대책 이후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서는 예외 특례조항에 해당되는 경우 이외에는 아예 거래가 안되게 해놓으면서 매물의 희소성이 부각돼 한 두개 거래가 되면 값이 껑충 뛰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등으로 똘똘한 한채 전략이 일반화되면서 강남으로 수요가 몰렸고, 강화된 강남 재건축 규제가 해당 지역 아파트의 향후 희소가치를 더 부각하는 꼴이 됐다.
한편 단독주택의 경우 강북 상승세가 더 컸다. 강북의 단독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2013년 12월 5억5167만원에서 작년 연말 6억5922만원으로 19.5% 올랐다. 반면 강남은 같은 기간 동안 7억6547만원에서 8억9802만원으로 17.3% 상승했다.
최근 2~3년간 강북의 재개발과 뉴타운의 탄력으로 단독주택 가치가 높아졌고,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등으로 낡은 단독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 혹은 재건축 후 임대 및 시체차익을 노리려는 개인사업자들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강남 고급 인프라를 대신할 곳이 없어 강남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기수요가 탄탄한데 정부는 재건축 규제 등으로 오히려 공급을 막고 있어 결국에는 강남과 강북의 집값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