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과학창의재단에 따르면 박태현 전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 전 이사장이 취임한지 1년만에 갑작스런 사의 표명을 한 것.
박 전 이사장은 2016년 12월 27일 과학창의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당시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차세대 융합기술연구원장에 재직 중이었으며 아시아생물공학연합체부회장,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위원, 한국생물공학회 회장 등을 겸임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박 전 이사장이 박근혜 정부 말기에 임명된 인사라는 점에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고 입을 모은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전 정권의 공공기관장 물갈이 인사가 되풀이 된 셈이다.
과학창의재단은 과학기술문화 창달 및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한 조사·연구·정책개발, 국민의 과학기술 이해 증진 및 확산, 과학교육과정 및 창의적 인재육성 프로그램 개발 등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 대표 산하 과학기관이라는 점에서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과학창의재단의 잦은 수장 교체로 업무의 연속성은 물론, 컨트롤타워의 구심점이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조정실로부터 접대 비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재단의 위상은 물론,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형국이다.
과학창의재단이 지난해 8월 주관한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에서 일부 직원들이 대행 업체로부터 룸살롱과 금품 등을 접대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며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10월 현장 조사를 실시, 관련 공문을 과기정통부로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산 11억원 규모의 이 행사에서 일부 대행사는 최근 7년간 37억원의 사업규모를 로비로 수주했다는 감사를 받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순부터 과학창의재단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징계 제재 수위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과기정통부의 늦장대응이 과학창의재단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계 고위 관계자는 "과학창의재단이 정권의 입맛대로 좌지우지되면서 본연의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면서 "조속히 수장 공백을 채우고, 투명한 조사를 통해 재단의 위상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과학창의재단은 새 이사장을 공모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조만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꾸리고, 이달 내 공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