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현대차ㆍSKㆍLG, 과거 성공방식 버리고 재도약 원년 선포

2018-01-0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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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戊戌年) 재계 시무식…CEO(최고경영자)들 뭘 말했나

"오늘의 성공전략, 내일은 안통해" 저마다 변화ㆍ혁신 주문

시원유명ㆍ절차탁마ㆍ응변창신 등 사자성어 경영전략 표현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2일 새해 경영화두를 꺼내기 전 '불확실성 확대와 위기'를 첫마디로 언급했다. 올해 경영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 장기화, 보호 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경영 환경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과거의 성공방식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탓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책임경영’,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딥 체인지(Deep Change·근원적 변화)’,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사업 구조 고도화’를 화두로 던졌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장(사장)은 ‘초일류 기술회사’를 주문했다.

◆ 변화와 혁신만이 살 길··· "과거 성공방식 버려라"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시무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대신 신년사를 통해 "2018년을 도약의 원년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을 비롯해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올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목표를 755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 825만대에 비해 70만대 감소한 수치다. 정 회장은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의 확립을 통해 판매·생산 손익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고객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넥타이를 푼 편안한 차림에 무선마이크를 달고 TED(테드) 방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이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시작한 발표 형식을 신년사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화를 강조하는 자리인 만큼 기존의 딱딱한 신년사 형식을 고수하기보다는 본인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최 회장은 “껍질을 깨는 방식으로 종전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SK의 원년이 되자”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뉴 SK’ 도약의 방법론으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 △자산을 공유하거나 변화를 주는 ‘공유 인프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글로벌 경영’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했다. 구 부회장은 “익숙했던 기존 고정관념을 과감히 버려 사업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철저하게 우리의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근본적인 연구·개발(R&D) 혁신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 확보 △사업 방식의 철저한 변화 △국민과 사회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업 등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작년의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며 △미래를 창조하는 초일류 기술 회사 △지속 성장 가능한 조직문화 창출 △고객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회사 등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김 사장은 “새해에는 과거의 관행과 업무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재정비된 조직을 바탕으로 질적인 도약을 이루자”며 “이를 통해 고객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초일류 회사로 거듭나자“고 주문했다.

◆ 시원유명·절차탁마 등 사자성어 눈길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사자성어로 올해의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지천명(知天命)이 된 올해부터는 그룹이 가야 할 길을 깊이 생각하고, 한 단계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멀리 보고 밝게 생각하는 시원유명(視遠惟明)의 자세로 올 한 해 더 분발해 달라”고 당부했다.

허창수 회장은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자세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절차탁마는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칼로 다듬고 줄로 쓸며 망치로 쪼고 숫돌로 간다는 뜻이다. 학문이나 인격을 갈고 닦는 것을 의미한다.

구자열 LS 회장은 응변창신(應變昌新)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변화에 한 발 앞서 대응하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개척하자”며 질적성장, 핵심사업 성과 실현,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을 강조했다.

◆ 액자·배지로 경영 화두 제시

롯데와 CJ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과 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해외시장에서 공격적 사업확장을 통해 성장에 가속을 하자”고 강조했다.

체질 개선, 현장경영 등도 화두로 올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전사적인 혁신으로 일류 한화의 미래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체질 개선에 나서달라”고 주문했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는 것과 같이 고객의 여행을 소중히 대해야 한다”면서 현장의 가치를 역설했다.

액자·배지 등을 활용한 이색 경영 화두 제시도 눈길을 끌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그룹 대신 계열사별 경영 방침을 구축했는데, 아시아나항공이 경영방침인 ‘아름다운 비상’을 액자에 담은 것. 박삼구 회장은 “새로운 각오로 내실 경영을 통해 이윤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코오롱그룹은 6년째 ‘배지 경영’을 이어갔다. 이웅렬 회장은 올해 경영지침으로 'CATCH 2018'을 선언하고 고양이를 형상화한 배지를 만들어 배포했다. 이 회장은 “성공의 기회를 캐치(CATCH)해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2018년을 만들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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