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통’ 박정 “文정부 1년 외교 처음과 끝은 中…北 변수 있지만 갈등 풀어나갈 것”

2017-12-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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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의원 등 여야 의원 동행…지속 가능한 한중 핫라인 구축 총력

일대일로 핵심 물류·유통…고속철도 기술개발·표준 확립 함께 힘써야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본지와 국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1월 중 한·중 의원외교협의회장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 의원외교단과 함께 방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내년 1월 중 한·중 의원외교협의회장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 의원외교단과 함께 방중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이후 의원외교도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

여의도의 대표적인 ‘중국통’ 박정 민주당 의원(초선·경기 파주을)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방중 규모단은 한일의원연맹(한국 측 회장 강창일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12일 2박3일간 방일한 규모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강 의원은 여야 의원 58명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

문재인 정부 1년차 외교의 처음과 끝은 ‘중국’이었다. 정부는 지난 5월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신실크로드 프로젝트)'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국에 대표단을 파견한 첫 사례이자 정부 출범 이틀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마지막 순방외교도 지난 13∼16일 3박4일간의 방중이었다.

그 중심에는 박 의원이 있었다.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송영길 의원) 특별고문인 박 의원은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당시 정부파견단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 때도 같은 당 이해찬·박병석·송영길 의원 등과 문 대통령을 공식 수행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 의원은 한·중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9일부터 2박3일간 중국 공공외교단체인 ‘차하얼학회’의 초청으로 방중 길에 올랐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박 의원은 (주)‘박정어학원’을 20여년 운영한 경제인, 중국 우한대학교 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3년 중국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국제위원장직과 2015년 새정치연합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무술년(戊戌年)을 맞는 박 의원의 눈은 ‘유라시아판 마셜 플랜’으로 불리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로 향했다. 마셜 플랜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서유럽 재건 계획이다. ‘일대일로’의 투자 규모는 1900억 달러(약 230조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1000억 달러, 신개발은행(NDB) 500억 달러, 실크로드기금 400억 달러 등이다.

박 의원은 “북한 변수가 있지만,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북한 변수는 관리하면서 다른 방식으로라도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러 기업협의회장을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이 맡았는데, 이건 무슨 의미냐면 ‘물류의 길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베이징, 허베이의 3억명이 중국 고속철을 통해 들어온다면, 국내총생산(GDP) 2%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 출범 이후 7번 中 공식 방문”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중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9일 ‘차하얼학회’의 초청으로 방중 길에 올랐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박 의원과의 인터뷰는 한·중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9일 ‘차하얼학회’의 초청으로 방중 길에 오른 얘기로 시작했다. 박 의원은 “양국 관계가 막혔을 때 풀 수 있는 게 의원외교”라며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 상무위원장을 만나 문 대통령이 ‘앞으로 의원외교를 더 활발하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하니, ‘당연한 말씀이다.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방문 취지는 한·중 정상회담 이후 무르익은 양국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기 위한 행보였다”며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었던 김진표 의원이 정부의 경제정책 등 국가 비전을 설명했더니 중국 측에서 큰 관심을 가졌다”고 자평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한층 커진 ‘박정 역할론’에 대해 “지난해 8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초선 의원 6명 방중을 시작으로 (올해 초) 송영길 의원 등 7명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만남, 정부 대표로 ‘일대일로’ 포럼 참가, 공공외교 개념인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헤이룽장성 방문, 문 대통령 국빈 방문과 이번 차하얼학회회 초청 방문 등을 통해 한·중 관계 복원에 힘을 썼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내년 방중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그는 “내년 1월 중 중국 방문을 준비 중이다. 당 차원은 아니고 여야 의원들이 함께할 것”이라며 “한·중 친선협회장인 박병석 의원과 여야 의원들이 동행할 예정이다. (규모는) 한일의원연맹이 이달 초 갔던 규모로, 50~60명 정도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韓中 정상회담, 꽉 막힌 양국관계 복원 신호탄”
그는 “한·중 관계는 한 번에 다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하는 게 중요하다”며 “초반에 장더장 상무위원장이 '한·중 관계 복원이 방중 목적이었다면, 다 이뤘다'고 말하고 나서 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만남 때 경제적인 부분이 확 풀리지 않았느냐. 결국 양국 모두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양국 관계 회복 과정에서 소기의 노력을 했다면, 앞으로는 한·중이 더 발전하는 데 있어서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본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가 궁금했다. “청와대도 방중 성과에 대해 ‘큰 산을 넘었다’고 브리핑을 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올해 꽉 막힌 양국 관계의 복원이 중요했다. 같은 생각이다.”

한·중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정상 간 핫라인 설치 등 정치·안보 분야 등의 전략적 소통을 확대하기로 결정, 양국 관계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남은 과제는 지속 가능한 양국 핫라인 구축이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양국 간 핫라인 제안을 서로 얘기했다는 것은 더 친밀감을 가지고 여러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공동의 인식’을 구축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양국 간 신뢰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대일로 핵심은 물류··· 철도 등 기술 공동개발 중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중의 호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양국 간 ‘경제협력 3.0 시대’도 화두다. 그간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으로 유커(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관광과 유통시장은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롯데 등 국내 대기업의 중국 철수도 현실화됐다. 또한 문 대통령 방중 이후 중국 일부 지역에서 한국행 단체 관광 금지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박 의원은 “큰 배가 가고 있는 상황에서 방향을 돌려도 바로 가지 못한다. 탄력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며 “한·중 관계도 마찬가지다. 양국이 서로 ‘잘해 보자’고 해도 100% 만족하지 못한다. 시간이 걸린다. 신뢰를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중국의 ‘일대일로’다. 문 대통령이 유라시아를 잇는 교통 허브인 충칭을 방문한 것도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주목받았다.

박 의원은 ‘일대일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어떤 난제부터 풀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해결해야 할 난제는 푼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양국 관계에서 누가 일방적으로 받고 하는 게 아니라, 호혜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태 CJ 대한통운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신(新) 북방정책을 이끌 ‘한러기업협의회’ 회장을 맡은 점을 주목했다. 박 의원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 한·러뿐 아니라 한·중도 물류의 길을 터야 한다는 것”이라며 “일대일로 핵심도 철도·항로의 연결”이라고 밝혔다.

중국 육·해상 신실크로드 경제권 핵심인 ‘일대일로’의 일대(一帶)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일로(一路)는 동남아시아·서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각각 일컫는다.

◆“韓中 경제복원 국면··· FTA 긍정적 승화해야”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그럼에도 난제는 산적하다. 양국의 고속철도 기술 개발 및 세계 철도표준 확립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2004년 이후 10년간 한국이 늘린 고속철도 노선은 351㎞(239→590㎞)인 반면, 중국 내 고속철도는 총 1만6000㎞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고속철도 길이의 60% 수준에 해당한다.

박 의원은 “국제철도협력기구에 북한이 가입돼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도 들어가는 방향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며 “북한에 철도를 건설하는 것은 북한 변수와 관계가 있는 반면, 공동의 기술 개발 등은 북한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다. 우선적으로 이 부분부터 지속적으로 해결해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장 내년 초 재개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제2차 협상도 난관이다. 양국 경제장관회의가 예정된 내년 2월은 사실상 양국 경제정상화 관계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번 방중의 큰 성과 중 하나는 경제협력의 복원”이라며 “그런 점에서 한·중 FTA도 비관적으로 볼 게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통한 인류공동체 기여라는 목적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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