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면한 신동빈, ‘뉴롯데’ 전환 작업에 가속도

2017-12-26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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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등 남방정책 본격화…정기 임원인사도 연초 단행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수일가 경영비리 관련 1심 재판에서 실형을 면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뉴롯데’를 향한 지주사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또한 정기 임원인사를 연초 단행, 조직 안정을 통한 신사업 추진에도 그룹 역량을 최대한 결집한다. 

25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롯데 지배구조의 핵심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재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인해 호텔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가 99%의 지분을 가진 호텔롯데를 상장할 경우, 국내 일반 주주의 지분율이 40%대로 높아지면서 롯데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일본 기업’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다행스럽게 이번에 실형을 피해, 법정구속도 벗어난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문어발식으로 운영해온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과감히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했다.

특히 지난 10월 롯데의 유통·식품 부문 42개 계열사를 편입한 롯데지주(공동대표 신동빈·황각규)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로 인해 다시 13개의 순환·상호출자고리가 새로 생겼으나,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가 보유중인 롯데지주 지분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해 12월 현재 11까지 줄어든 상태다.

문제는 여전히 롯데지주가 50개에 달하는 계열사들을 편입시키지 못한 ‘미완의 지주사’라는 점이다. 롯데가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려면 대부분 호텔롯데가 지분을 보유중인 화학·관광 부문 계열사들에 대한 분할·합병 절차를 거친 뒤 호텔롯데를 상장해야 한다.

이에 경영비리 혐의에서 사실상 벗어난 신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력 장악을 위해 이르면 내년 중 호텔롯데의 재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4월께 나머지 계열사의 편입작업이 완료되면 롯데지주 체제가 완성될 것”이라며 “신동빈 회장의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의지가 큰 만큼, 지주사 체제 완성 이후부터 상장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최근 롯데가 ‘포스트 차이나’로 삼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남방정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이미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상태로,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특히 최근 또다른 화학 계열사인 롯데첨단소재가 최근 현지 인도네시아 합성수지(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생산 업체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는 신 회장의 재판이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그동안 미뤄졌던 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도 내년초 단행하기로 했다.

1심 선고공판 직후 일본으로 출국해 장인상을 마친 신 회장은 연말연시를 가족과 함께 보낸 뒤 내년초 귀국할 예정이어서, 당초 이달말로 예정됐던 인사는 해를 넘기기 됐다.

다만 올해 초 100명 이상이 임원으로 승진, 50대가 10개 계열사 대표에 선임됐을 만큼 인적 쇄신 폭이 컸던 올해 2월의 임원 인사와 달리 이번 인사 규모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신설된 4개 사업부문(BU) 체제가 비교적 안정기에 접어든 데다, 새로 임명된 대표들이 많기 때문. 대신 실적이 특히 부진하거나 3년 임기를 채운 계열사 대표 위주로 물갈이가 점쳐진다.

롯데 관계자는 “인사 폭이 크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재판 일정 등으로 어수선했던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새출발을 꾀하기 위해 조직 안정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임원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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