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은 5일 일본 이바라키현 나미가타시 센트럴 골프클럽 서코스(파72·7165야드)에서 끝난 2018시즌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최종합계 23언더파 409타로 1위를 차지했다.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합격한 양용은은 이로써 2018시즌 JGTO에서 뛸 수 있게 됐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JGTO에서 4승을 수확한 양용은은 12년 만에 다시 일본 무대에 선다.
양용은은 한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다. 1996년 프로에 입문한 양용은은 통산 11승을 거뒀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에서 2승씩 JGTO 투어에서 4승을 챙겼다. 특히나 2009년 PGA 챔피언십과 2006년, 2010년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
2010년 한국오픈 이후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양용은은 PGA 투어와 유럽 무대에서 골프를 계속해왔다. 난관도 많았다. 2016년 초 양용은은 목 디스크 치료를 받았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고통은 심했다. 3개월동안은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 유럽 투어의 장거리 투어는 체력적인 면에서 큰 부담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심리적으로도 흔들렸다.
지난 6월 제60회 KPGA 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양용은은 “잘 했었는데 안 되다 보니 조바심이 생겨 최근 몇 년 동안 고전했다. 2등도 하고 3등도 했지만 우승이 없었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부담감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퀄리파잉스쿨 수석 합격은 양용은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체력적인 부담이 적은 일본 투어에서 양용은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어느덧 40대 중반이지만 기술적인 면에서 양용은은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양용은과 한조로 경기했던 최경주는 “마지막 홀에서 양 프로가 티샷을 엄청 멀리 쳤다. 400야드 정도는 갔다. ‘나는 저렇게 못가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형성은 “양용은 프로님의 유틸리티는 세계 최고다. 러프 어프로치 등 숏 게임 등도 놀라웠다”고 라운드를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비록 지난 7년간 무관이었지만 양용은의 샷은 아직 날카롭게 살아있다. 몸과 마음도 준비됐다. 2018년부터 뛰게 될 일본 무대는 양용은에게 ‘기회의 홀’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림 같은 이글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