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할리우드 거물 하비 웨인스타인 사태로 촉발된 성추행 고발과 폭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명 방송국의 간판앵커들도 성추문 속에서 물러나는 등 파장이 계속 번지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3대 공중파 방송 중 하나인 NBC는 아침 뉴스 프로그램 ‘투데이’를 20년 동안 맡아온 간판앵커 매트 라우어(60)를 “직장 내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이유로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라우어와 함께 진행을 했던 사바나 구드리는 이날 ‘투데이’ 뉴스를 통해 이 사실을 보도했다.
과거 수 년 동안 그와 함께 뉴스를 진행했던 앵커 케이티 쿠릭은 2012년 TMZ와의 인터뷰에서 “매트는 내 엉덩이를 엄청 꼬집었다”면서 농담조로 말한 바 있는데 라우어의 성추문 파장이 커지면서 이 내용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미국 방송 간판앵커와 저명 언론인들이 성추문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CBS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디스모닝’을 진행하던 저명한 방송인 찰리 로즈 역시 8명의 여성이 워싱턴포스트(WP)에 피해 사실을 폭로한 뒤 하차했다. 폭스뉴스의 경우 로저 에일리 전 폭스뉴스 회장과 간판 앵커 빌 오라일리도 성희롱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의 데이비드 스위니 보도국장도 성희롱 혐의로 사임했다. 지역방송 미네소타 라디오(MPR)의 유명 진행자 개리슨 킬러도 여성의 허리에 손을 대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해고됐다.
한편 매트 라우어의 해고를 이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NBC 방송을 가짜뉴스로 공격하는 데 이용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와우 매트 라우어가 ‘직장 내 부적절한 성적 행동’으로 인해 방금 해고됐다. 그렇지만 언제쯤 NBC와 컴캐스트의 경영진들은 엄청나게 많은 가짜뉴스 살포로 인해 해고될까? 앤디 랙(NBC 회장)의 과거를 조사해라!”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