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시리즈로 사랑받았던 신원호 감독이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돌아왔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휴식기를 가진 상황에서, 신 감독의 선택은 ‘감옥’이었는데, 그의 캐스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간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국내 내로라 하는 톱스타 배우가 아닌 신인 연기자나 아이돌 출신 등 숨겨진 연기 보석들을 발굴해냈던 신원호 감독이 이번엔 어떤 보물을 발굴해 낼까. 특히 이번 ‘감빵생활’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박해수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먼저 신원호 감독은 “배우 찾는 기준은 일괄된다. 저희가 만들어놓은 캐릭터에 가장 부합할만한 스스로의 캐릭터나 외형을 갖고 있는 사람, 거기에 걸맞는 연기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소위 A급이라는 스타들이 된다고 하면 캐스팅이 된다. 하지만 우리의 기준에 찾다보니 통상적으로 찾다보면 신인급이나 인지도가 크지 않은 분들을 찾게 되더라. 그 레이더망에 걸려드는 게 늘 신인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큰 마음을 먹었다. 유명하신 분들을 찾아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분들을 만나면 우리가 주눅들게 되더라”며 “저는 인간적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런 질문들을 하기에도 그렇더라. 편한 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을 파악하기 쉬워서 그런 것 같다”고 솔직하게 덧붙였다.
특히 이번 작품의 주연을 맡은 박해수에 대해 “이우정, 정보훈 작가가 좋아하는 배우다. 그래서 찾아봤는데 올해 초 연극을 보러 갔다가 멋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각자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이우정 작가와 ‘그냥 하자’라고 했다”며 “김제혁이라는 캐릭터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외모와 연기력도 훌륭하다. 인성도 좋더라. 김제혁의 무게감이 굉장히 크다. 원톱물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비주얼과 비중 자체가 크다. 박해수가 결정되니까 인지도가 큰 분들이 들어 오는게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박해수 캐스팅에 이어 정경호 캐스팅에 대한 관심도 쏠렸다. 신 감독은 “박해수가 김제혁이라는 캐릭터를 하게 되면서 꿈꿔왔던 캐스팅이 모두 사라졌었다. 박해수가 주연자리에 서게 되면서 관례상 인지도가 떨어지는 분을 밑에 인지도 있는 배우들을 생각하기 쉽지 않았었다”며 “하지만 정경호라는 친구는 저나 작가들이 모두 좋아하지만 10년을 주연했던 배우인데 극중 이준호라는 교도관 역할에 당연히 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고 그래서 만났었다. 만나보니 정말 좋은 친구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좋은 자리가 될 것 같다고 하고 자리를 마무리했고, 다음 작품을 위한 만남이었는데 자꾸 자기 떨어졌냐고 연락을 해오더라. 사실 사무실이나 연기자 분들이 몇 번째 주인공이냐는 질문을 따지기도 하더라. 그런 것들이 관례기도 하고 지켜줘야하는 것도 맞다”며 “그런데 오히려 본인은 하고 싶어하더라. ‘아니다. 좋은 기회에 하자’고 거절했는데, 아무것도 상관없으니까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예뻐서 다시 냉정하게 설명하자고 했는데 이준호라는 인물이 우리에게 너무 중요한 캐스팅이었고 가장 오래 걸리고 가장 뒤늦게 캐스팅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너무 좋다고 했고 긍정적인 열의에 너무 감사했다. 기꺼이 와줘서 지금도 참 고맙고 좋다. 이렇게 바르게 자랄 수 있나 할 정도로 바른 친구라서 좋은 에너지가 돼 주고 연기자들, 스탭들 모두에게 좋은 기운을 풍겨주는 친구라서 너무 잘된 캐스팅이라 생각한다”고 정경호를 향한 고마움과 함께 칭찬을 늘어놨다.
‘감옥’이라는 배경에 맞물려, 남자 배우들이 대거 합류 돼 있는 ‘감빵생활’에 출연하는 여배우들은 더욱 눈에 띈다.
올해 ‘하백의 신부’에 출연했던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이자 배우 정수정과 KBS2 ‘김과장’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필모그라피를 쌓아올린 배우 임화영 등이 이 작품에 캐스팅 됐다.
여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서 그는 “정수정의 경우 사전에 분량이 반으로 줄 수도 있다고 했다. 감옥 안에 있는 인물들이 아니다 보니 분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했었다. 여주는 여주지만 여주라고 하기엔 민망한 정도다. 하지만 먼저 양해를 그랬는데 수정 양의 경우, 인지도 있는 사람을 분량이 많지 않다보니 한 번 나올 때 임팩트 있으면 좋은데 인지도 있는 분들이 매번 여주인공 하던 분들을 그 자리에 세우기에는 너무 미안하더라. 여주라고 해놓고 분량이 적었는데, 수정 양의 경우는 기꺼이 하겠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수정 양이 굉장히 차갑고 그런 느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만났더니 전혀 달랐다. 아이 같았다. 그래서 평범한 대학생의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면 어떨까 싶었다. 분량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괜찮다고 해서 캐스팅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임화영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얼굴형이다. 연기도 좋고, 그 외모에 걸어온 길은 또 연극배우로 걸어왔기 때문에 스펙들이 매력있었다. 그런데 ‘응답하라 1988’에는 자리가 다 차기도 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면 제희라는 역할에는 어울릴거란 생각이 들어서 결정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고 전하며 고마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