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사회 선순환 구축] 어둠 속 벤처에…길잃은 청년들에…희망을 밝힌다

2017-11-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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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 등이 지원하는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 오디션' 6기의 시상식 현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이 앞장서서 청년 창업 지원과 사내 벤처 육성에 나서고 있다.

재계는 새 정부의 최대 기조인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유가치 창출로 '자본주의 4.0' 체제 구축에 힘쓴다는 복안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의 청년 창업 및 벤처 기업 활성화 정책 기조에 발맞춰 4대 기업도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이디어 발굴과 사내 벤처 활성화에 역점을, 현대차와 SK는 사회적 기업 지원과 청년 창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씨랩(C-LAB)', LG전자는 ‘아이디어 발전소’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시제품화하는 데 이어 사업성이 검증된 벤처는 분사하고 있다.

현대차는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을 통해 청년들에게 체계적인 창업 교육을, SK는 행복나눔재단을 통해 자본 확보가 어려운 사회적 기업 지원으로 지속가능한 사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창업과 벤처 정책을 민간 주도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창업의 활성화 없이는 혁신 성장도 불가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부는 향후 3년간 10조원 규모 혁신 모험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당장 내년에는 정부 예산 100억원을 투입, 사내 벤처나 분사 창업을 위한 특화지원 프로그램도 개설한다.

특히 해외 주요국에 비해 국내 벤처 투자 규모가 현저하게 부족한 상황도 정부와 재계의 공감대 형성에 한몫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 투자비중은 0.13%로, 벤처강국인 미국(0.37%)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4년 0.11%, 2015년 0.13%를 기록하는 등 지난 3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아시아의 벤처투자를 견인하고 있는 중국 0.28%로,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이었다.

유원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의 사내 벤처 육성은 회사가 참신한 아이디어를 아웃소싱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며 “청년창업 및 사회적 기업 지원은 사회공헌(CSR) 차원에서 브랜드 강화와 동시에 사회와의 유대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경영 위기나 불확실성이 닥쳤을 때 보다 유리한 경영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저가형 열화상 카메라를 개발한 삼성전자 C랩 과제원들이 전국 18개시도 소방 현장 대원과 장비담당자들 앞에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LG, 아이디어 현실화···사회 편의성 증대

삼성과 LG는 사내 아이디어 발굴과 벤처 육성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키우기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C랩을 통해 개발된 ‘열화상카메라’가 화제다. 기존 소방서에서 사용하던 열화상 카메라는 무겁고 작동이 불편하며 장비도 비싸 보급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경기 동두천소방서에서 근무하는 한경승 소방교가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을 통해 저가형 열화상 카메라 아이디어를 냈다. 이어 삼성전자 임직원 5명이 C랩 과제로 추진해 9개월간 기술 발전을 통해 가벼운 저가형 열화상카메라가 탄생했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은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삼성전자의 핵심역량과 기술로 현실화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최근 C랩 7개 우수과제를 스타트업으로 분사시켰다. 개인 휴대용 미세먼지 제거 공기청정기 ‘블루필’, 스마트폰 LED∙카메라를 이용한 초저가 혈당측정 솔루션 ‘원드롭’ 과제팀이 분사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C랩 과제 중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정해 스타트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32개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출범했다.

LG전자는 아이디어 발전소로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에 힘쓰고 있다. 아이디어 발전소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소속 연구원들이 낸 기술, 제품, 서비스 아이디어에 다섯 달 동안의 개발기간과 개발비 1000만원을 지원해 아이디어 원안자가 직접 시제품을 만들고 사업화에 도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CTO 부문에서 개발하던 프로젝트 중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프로젝트를 사외벤처 형태로 분사시킨 사례도 있다. 지난해 2개 프로젝트 사업화가 결정됐다.

◆ 현대차·SK, 기업 이익 추구 넘어 사회 공유가치 창출

현대차는 상생 경영을 통한 창업 육성에 나섰다.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이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260억원을 투자했으며, 282개 팀을 지원해 1917명의 일자리 창출을 이뤘다.

현대차는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을 통해 창업 교육 및 컨설팅부터 팀당 최대 1억원 지원, 성공한 사회적 기업과의 1:1 멘토링 등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제공한다.

일례로 2013년 2기 지원팀으로 선정됐던 '마리몬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미술 작품을 기반으로 패션과 디자인 상품을 제작 판매, 영업이익 50%를 다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 선정 당시 연 1000만원 수준이었던 기업 규모는 현대차의 지원을 통해 현재 연 1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SK는 그룹의 사회공헌 전문조직인 행복나눔재단을 통해 자본 확보가 어려운 사회적 기업 지원으로 지속가능한 사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행복나눔재단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결식이웃 지원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정부, 지자체, NGO 등이 협력해 설립한 '행복 도시락' △교육청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설립한 방과후학교 위탁운영 사회적 기업인 '행복한 학교'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지원하기 위해 SK 임직원의 전문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SK 프로보노' 등이 있다.

실제 SK의 행복도시락 사업은 2013년 시작해 서울시민 약 1037만명(지난해 기준)에게 3747만개의 도시락을 제공했다.

이처럼 재계는 대기업의 기존 인프라를 연계해 새로운 벤처와 창업간 상생과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유 교수는 “최근 늘어난 기업들의 지원 사업은 청년 실업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장기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자본주의 4.0시대, 즉 기업이 자체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공유가치 창출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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