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계 최강자 월마트가 얼핏 봐선 이해가지 않을 만한 새로운 전략을 꺼내들었다. 일부 제품의 온라인 가격을 오프라인에서보다 비싸게 매기겠다는 것이다. 고객을 매장으로 유도하고 배송에 따른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인데 아마존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 같은 전략이 통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에 따르면 월마트는 최근 미국 웹사이트에서 마카로니, 칫솔, 애견사료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월마트가 “매일매일 싼 가격에(everyday low price)”를 내세우는 데다 온라인 가격 인하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환경에서 이는 생소한 전략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월마트의 온라인 판매가격 인상은 많은 고객을 매장으로 유도하고 온라인 마진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아마존은 지금까지 온라인 판매를 늘리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배송비 부담으로 순익 위축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실제로 월마트는 올해 전자상거래 부문의 비중이 커지면서 마진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는 2014년 더그 맥밀란 CEO를 영입한 이후 신규 매장을 늘리기보다는 종전 매장을 단장하고 온라인 역략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고객을 종전 매장으로 유도하는 한편 온라인 판매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월마트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현장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매장을 새롭게 바꾸고 소규모 온라인 소매업체들을 인수했다.
지금까지는 월마트의 종전 매장 판매가 12분기 연속 증가하는 등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마존과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9.1%에서 올해 43.5%까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는 지난해 2.8%에서 올해 3.6%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지난 6월에는 아마존이 신선식품을 강점으로 내세운 오프라인 유통업체 홀푸드를 인수하면서 오프라인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