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정부가 높은 수준의 정치-군사회담만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북한이 대화에 나오기 쉽도록 민간 차원에서 북한이 호응하기 쉬운 분야부터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하대 고조선연구소 윤한택 교수는 강화-개성 고려공동연구가 안성맞춤이라고 역설한다. 고려 자주정신의 상징인 강화도는 한국에 있고 수도였던 개성은 북한에 있어 서로 부족한 연구를 메울 수 있다. 북한은 고구려와 고려에 대한 공동연구 제안에는 협조적이었다고 한다.
이날 축사를 통해 국회 교문위 유성엽 상임위원장은 매우 창의적인 접근법이라고 평가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도 학계와 시민사회가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을 뿌리려는 시도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장관은 나아가 식민사학의 적폐를 청산하고 근대 시민의식의 뿌리가 된 동학농민운동에서 한반도의 방향성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 달라고 주문했다
. 동학 농민운동을 계승한 보천교 운동이 상해 임정의 재정지원의 주역이었다는 실증적인 연구에 대해 이용욱 고려대 교수도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일제가 황민화정책을 강요하면서 한국의 고유문화 전통에 대한 편견과 멸시를 주입하려 했고 보천교와 대종교가 최대 피해자라고 지적했다. 남창희 교수는 교문위 유성엽 상임위원장 후원으로 15일 상생문화연구소가 주최하는 국회의원회관 보천교 학술회의에도 참가하여 한미우호 관계에 미친 보천교의 사상에 대하여 발표할 예정이다.
고대사에 대한 왜곡과 항일민족운동에 대한 폄하를 우리 사회는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덕일 박사는 꼬집었다. 식민사학 문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한다. “식민사학 적폐청산, 남북화해 공존의 지름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덕일 박사에 의하면 “남과 북은 근현대 역사를 합의하는 것은 어렵지만 고대사는 역사학 입장에서 공통된 역사의식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식민사학을 몰아내고 우리의 역사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허성관 전 장관도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애국지사들이 가지고 있던 역사관을 기반으로 한 우리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인하대 고조선연구소가 하고 있는 연구를 반대하는 이들은 학자적 입장에서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하고 있는 동북공정은 고대사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북한과 모여서 논의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등 다각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300여명의 인하대 학생과 인천시민이 함께 모여 2시간 동안 이어진 학술회의는 시종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참석자들은 학자들과 시민이 만나 평화의 해법을 찾아가는 토론회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