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트럼프 좋아해", 中 관영언론 목소리로 본 '격변'의 미·중관계

2017-11-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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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중, 환구시보 "중국인 트럼프 가식없는 성격 좋아해"

지난 1년 '북한', '무역' 이슈 두고 첨예한 갈등과 타협 반복해

[사진=환구시보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정치계의 스타로 중국 대중들은 트럼프를 좋아한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는 언사로 표현해온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낸 목소리다. 중국을 찾은 트럼프를 향한 호감의 표시이자 지난 1년여간 날 선 대립과 정상 간 타협점 찾기를 반복해온 미·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것이다. 
환구시보는 9일 '중국인 트럼프의 어떤 면 좋아하나'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최근 트럼프와 미국 주류 언론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한 뒤, 중국인 상당수가 중국에 비판적인 미국 주류 언론에 반감이 있고 이에 트럼프의 호감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중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이고 가식 없는 성격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 속 실무적인 대중관계 접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에 대한 존중과 찬사 △이방카 트럼프와 외손녀 아라벨라 등을 통한 이미지 개선 △경제와 민생 중시 등을 꼽았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 등장 전후의 미·중관계는 '무역', '북한' 등 이슈를 중심으로 갈등이 깊어졌다가 정상 간 소통을 계기로 관계 개선 기대감이 증폭되는 흐름을 반복해왔다. 중국 관영언론이 낸 목소리가 이러한 변화를 잘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신화통신과 환구시보는 "외교는 어린아이의 장난이 아니다", "중화민족을 얕보는 거냐. 아메리카합중국이야말로 역사라는 우주 속에서 스쳐가는 유성일 수 있다"며 트럼프에게 반감을 보였다. 중국은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했다. 북핵 해결에서의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고, 이에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3월 "동북아 정세 혼란의 책임은 미국에 있고 미국이 북한에 무력을 행사하면 한국이 불바다가 될 것",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는 스스로를 해치는 일"이라는 논조의 사설을 잇따라 게재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4월을 기점으로 훈풍이 부는 듯했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과 양국 첫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중국 관영언론의 목소리에도 힘이 빠졌다. 환율조작국 지정도 없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의 달라진 위안화 평가에 "좋아요"를 외쳤고, 북한에 대해서도 "중국도 더 이상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은 계속됐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불만은 여전했고 지식재산권으로 압박했다.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에 나서며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찬성하고 제재에 나서는 등 변화를 보였지만 대립은 계속됐다. 미국은 중국의 독자제재를 원했고, 이에 중국은 "안보리 결의안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선을 확실히 그은 것이다. 

환구시보는 다시 "중국인은 트럼프를 좋아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는 중국이 양국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황제급'으로 예우하고 거액의 경제·투자 선물 꾸러미도 안겼다.

하지만 줄다리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9일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관계 발전과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했지만 북한 등 이슈에서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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