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허훈, ‘농구대통령 DNA’ 못 속여…프로 데뷔전서 ‘아버지·형 넘었다’

2017-11-0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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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t 슈퍼루키 허훈. 사진=KBL 제공]

‘농구대통령’의 피는 못 속였다.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허훈이 프로 무대 데뷔전서 ‘농구 DNA’를 마음껏 뿜어냈다.

7일 서울 SK와 부산 kt의 경기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 기자석에 취재진이 가득 찰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이날은 kt 유니폼을 입은 허훈이 처음 코트를 밟는 날이었다. 허훈은 허재 국가대표팀 감독의 둘째 아들로 이미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기대주다. 허훈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허훈은 신인 드래프트 다음날인 지난달 31일부터 팀에 합류했다. 일주일 남짓 호흡을 맞췄다. 시간은 부족했지만, 조동현 kt 감독의 만족도는 높았다. 조 감독은 경기에 앞서 “허훈은 이재도와 박지훈에게 없는 것을 확실히 갖고 있는 선수다. 패스와 센스가 뛰어나고 배짱도 있다. 동료들을 살려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훈은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먼저 이재도가 경기를 풀었다. 허훈 지명 당시 예고했던 허훈-이재도의 투카드 시스템은 꺼내들지 않았다. 1쿼터 막판까지 벤치에서 지켜본 허훈은 쿼터 종료 44초를 남기고 코트에 나섰다.

시작은 실책. 하지만 2쿼터부터 진가를 발휘했다. 신인답지 않게 배짱은 두둑했고, 타고난 공격 본능과 센스, 개인기는 탁월했다. 과감한 돌파로 파울을 얻어내 자유투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데뷔전 첫 득점을 올렸다. 드리블로 수비하던 변기훈을 넘어뜨리고 득점을 올린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후 몸이 풀린 듯 코트를 휘저었다. 허훈은 팀 동료를 살리는 패스를 배달했고, 미드레인지 점퍼와 3점슛도 적시적소에 적중시켰다. kt 두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와 웬델 맥키네스의 몸이 무거운 것이 아쉬웠다.

허훈은 데뷔전에서 23분21초를 뛰며 15점 2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출전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서 뛰어난 활약이었다. 허재 감독은 프로 데뷔전에서 11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형인 허웅(상무)은 원주 동부(현 DB) 소속으로 치른 데뷔전서 5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다.

상대 팀 사령탑인 문경은 SK 감독도 “개인적으로 후배로 봤을 땐 훌륭한 데뷔전을 치렀다. ‘저 선수가 정말 신인일까’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 데뷔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허훈. 사진=KBL 제공]

허훈의 분전에도 팀은 SK에 75-94로 완패했다. 4연패에 빠진 kt는 1승9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허훈과 함께 데뷔전을 치른 신인 전체 2순위 양홍석은 아직 고교생 옷을 벗지 못한 듯 기대에 못 미쳤다. 양홍석은 9분5초 동안 자유투로 1점을 넣었다.

데뷔전을 마친 뒤 허훈은 “데뷔전이어서 긴장이 되긴 했지만, 자신은 있었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며 “팀이 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고 덤덤하게 소감을 전했다.

이어 허훈은 데뷔전 분위기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중이 있을 때도 해봤다. 원정이지만 마음은 편했던 것 같다. 연습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나왔다. 그렇게 잘된 것 같다. 대학 때 하던 플레이를 했다”며 스스로 데뷔전 점수를 50~60점으로 매겼다.

프로 데뷔전을 치른 뒤 목표는 다부졌다. 허훈은 “잘하고 싶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면서도 “장기적인 목표보다 빨리 연패를 끊고 6강에 오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김민수가 3점슛 4개를 포함해 23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2라운드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9승2패, 단독 선두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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