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이 국내 면세점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매출 연 1조원 시대를 열 전망이다.
7일 호텔신라(사장 이부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지난 10월 말 새로 오픈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4터미널에서 화장품·향수 매장 운영을 본격 시작했다.
창이국제공항은 세계 최고 공항 자리를 놓고 매년 인천국제공항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는 국제공항이라고 신라면세점은 강조했다. 이번에 여객터미널이 4개로 늘어나면서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총 8200만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이 운영을 시작한 창이공항 제4터미널 내 화장품·향수 매장은 총 4구역으로, 한국 국산 브랜드 16개를 포함한 117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총 9개의 항공사가 이용하게 될 4터미널에는 현재 대한항공, 캐세이퍼시픽항공, 베트남항공, 에어아시아, 세부항공, 춘추항공 등 6개사가 이용 중이다. 주요 고객은 한국, 동남아, 중국 고객들로 화장품 수요층이 두껍다.
호텔신라는 30여년간 쌓아온 면세점 운영능력과 노하우를 발판 삼아 창이공항을 비롯해 해외 면세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시작으로 인천국제공항, 마카오국제공항과 연내 오픈 예정인 홍콩 첵랍콕국제공항까지 아시아 주요 공항 면세점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과 올해 4월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을 차례로 오픈하면서 해외 시내면세점에도 진출했다. 공항면세점과 시내면세점으로 해외 면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글로벌 업체로서 구매력과 면세점 운영 역량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호텔신라는 지난 4월 홍콩 첵랍콕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사업권을 연이어 획득,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국제공항(싱가포르·홍콩·한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 운영하는 세계 유일 면세사업자가 됐다.
여기다 내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홍콩 첵랍콕국제공항까지 본격 영업을 하게 되면 화장품·향수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공항 면세점이 될 것이 유력하다. 글로벌 면세전문지인 무디리포트는 “호텔신라가 면세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런 해외진출 노력은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5000억원 규모로, 국내 면세점 사업자 중 가장 많은 해외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면세점이 개장하면 국내 면세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연간 해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대내외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앞으로도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