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스팩 합병에 미승인 6배 껑충

2017-11-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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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미승인 사례 6배 증가, 퇴출 경우도 늘어

우회상장을 목표로 삼는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이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당국이 IPO를 미승인한 사례가 1년 만에 6배로 불어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얼야구존과 휴먼스캔, 코엔스, 줌인터넷, SGA시스템즈, 한국금거래소쓰리엠 6곳이올해 들어 스팩을 통해 IPO에 나섰다가 불발됐다. 2016년만 해도 거래소가 스팩 합병을 미승인한 사례는 1건밖에 안 됐다.

깐깐해진 심사에 불만이 나오지만, 거래소는 기준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승인한) 회사마다 상장 적격성에 미달하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다"며 "특별히 기준을 강화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퇴출 절차를 밟는 스팩도 늘고 있다.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SK 1호' 스팩은 오는 6일 상장폐지된다. 'NH SL' 스팩과 '골든브릿지 2호' 스팩은 각각 휴먼스캔, 엔터미디어를 합병하려다가 무산돼 이미 퇴출됐다.

대개 스팩은 상장 이후 2년 7개월 안에 합병 대상을 찾아야 한다. 거래소는 만기 6개월 이전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을 요구한다. 이를 어기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1개월 후 상장폐지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팩 만기를 앞두고 다소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하는 증권사도 문제"라며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일단 상장만 성사시키려고 덤비는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거 상장 심사에서 탈락한 기업이 스팩 합병에 나서기도 한다. 코엔스는 2016년 3월 코스피 상장을 시도했으나 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올해 7월 'KB 11호' 스팩과 다시 합병 상장을 시도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탈락 이유는 실적 악화로 알려졌다. 코엔스가 2016년 기록한 영업이익은 약 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26%, 42% 감소했다.

스팩시장은 2~3년 전만 해도 쏠쏠한 투자처로 꼽혔다. 하지만 이제는 평가가 예전 같지 않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스팩 수나 거래량을 보면 확실히 전성기에 못 미친다"며 "올해 들어 스팩 상장이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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