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의 시시각각(時時刻刻)] 한미관계, 한중관계...그래도 남·북한관계!

2017-11-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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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아주경제 중국전문 대기자·단국대교수(국제정치)]



현재 한반도 금수강산 남쪽 한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평화와 발전이 소중하고 이에 한·미관계나 한·중관계 모두 중요하게 생각된다.

한국과 미국, 중국과의 관계란 우리가 양손을 각각 한 손으로 잡고 있는 형태가 아니다. 현실정치 및 경제생활이 밀접하게 연결된, 서로 손과 발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다.

그 이유는 강대국 국제관계에서 한반도가 차지하는 지정학적 중요성과 한국이 근·현대사 속에서 겪은 굴절의 시간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 두 나라와 한국의 관계는 한국 근대사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암울한 역사가 없다는 점에서 한·일관계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일본이 한·미관계나 한·중관계 및 남·북한관계의 복잡한 구도에서 미·일관계를 활용하여 한·일 양국관계를 재설정하려 하는 것은 역사를 한 손으로 가리고 세계로 향하려는 장님 일본 정치인들의 애타는 욕심으로 여겨진다. 

과거 한반도의 왕조들은 대륙의 중국 왕조들과 오랫동안 생존을 위한 교류와 협상, 심지어 전쟁까지 벌이며 살아남았고 이 속에서 서로의 필요성과 위험성을 몸소 터득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의 중국에 대한 선입관과 경계심도 생겨난 것으로 본다.

심지어 언어 표현에 중국과 중국인을 비꼬는 비어와 은어가 남아있을 정도다. 이후 일본이나 미국에 대해서도 같은 현상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 선조들은 의지와 인내로 가혹한 역사를 이겨낸 듯하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 중국인의 소심한 행동을 보면 ‘대국(사람)답지 못하다’고 비꼬는 것은 우리도 결국 대륙의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우리가 중국인을 쌍수 들고 환영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로의 경제에 도움이 되고 인문적 유대를 강화할 수만 있다면 이웃으로 잘 지내고 싶은 것이 우리의 속마음일 것이다.

한·미 관계는 북한의 침략에 맞서 함께 피와 땀으로 국토를 지키고 국가를 재건할 수 있었던 힘의 근원으로 한국 역사에서 정부수립과 한국 전쟁, 국가재건과정 및 북한의 위협에 대한 안보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관계다.

그래서 사회주의 국가의 혈맹처럼 우리는 양국 관계를 ‘굳건한 동맹’이라고 부르며 “함께 갑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의 한·미관계는 교육, 종교, 경제구조 및 민주사회에 대한 가치관도 같이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와 한국 사회에 있어 한·미관계는 특히 필수불가결한 중요한 관계다. 

분단된 나라라도 잘 가꾸어 선진국에 들어가겠다는 우리에게 이익을 주지는 못할지언정 경쟁하고 위협하는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물보다 진한 피를 나눈 현실적 애증의 이복형제에 가까워 보인다. 

한·미관계나 한·중관계 그리고 한·일관계 보다 복잡하고 다루기 어려운 관계가 바로 남·북한 관계일 것이다. 항상 통일과 통합을 주장하며 ‘분단국 통일론’을 강의하는 나에게도 그 답을 구하기 어려운 것이 남·북한관계가 아닌가 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는 서구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이 혼재해 있고 우리는 융합된 문화 속에서 생활하면서 우리 것의 소중함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 또, 교육 강국의 국민으로 충분한 교육을 받고 주변 국가와 국민을 존중하며 우리가 신세진 일에 대해 감사하고 보답할 줄 아는 예의 있는 선진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한·미 관계를 강조하고 한·중 이웃관계를 중시하며, 과거사를 회고하며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이유는 바로 북한이 우리의 이복형제가 아닌 같은 형제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남북한이 서로 존중하고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같이 손 잡고 삼천리 금수강산도 유람하고 독도와 이어도까지 뱃놀이를 즐기며 서로의 정을 듬뿍 나누고 싶은 것이 분단된 우리의 희망일 것이다. 남·북한 관계란 손과 발로 연결된 관계가 아니라 몸뚱이로 붙어있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우방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찾는다. 한·미 관계의 현안과 북한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서로 중시하며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이 양국 관계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미국과 일본이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만난다.

현재 남·북한 대결구도는 우리나라와 주변국과의 외교관계나 경제협력에 큰 장애가 되고 있고 분단의 현실은 부모님들의 마음을 더욱 쓰라리게 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미·중회담이나 미·일회담에서 논의될 한반도나 한국에 대한 내용이 한반도 정세와 한국에 불리한 것이 되지 않도록 정부의 전방위 외교와 국민들의 단결된 애국심이 필요한 시기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조상과 부모님에게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북한 핵문제와 남·북한 관계 및 강대국들의 한반도에 대한 회담내용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동방예의지국 국민답게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통치의 시대를 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축하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불러도 대답이 없는 북한의 지도자가 마음을 열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한 화해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매번 한·일 축구시합을 보는 각오와 한·미 및 한·중 축구경기를 보는 마음과 남·북한 축구를 보는 심정이 모두 다른 것이 참으로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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