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돌린 원전, 사고났나… 다스는 누구거냐… 송곳의 전율

2017-11-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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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이춘석·기재위 송영길 'MB 저격' 차명계좌 등 폭로

산업위 정운천, 탈원전 강력비판·김병관, 중진보다 빛난 초선

국토위 정동영, 후분양제 흔들기·교육위 유성엽 적과의 오찬

16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석 자리에 설치된 노트북에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17년도 국정감사가 20일간의 대장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한 국감은 ‘맹탕·재탕·허탕’을 재연한 헛바퀴의 연속이었다. 국감이 끝날 때마다 관례로 붙던 ‘역대 최악’이란 오명을 이어갔다.

그러나 성과도 적지 않았다.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파헤친 의원부터 지역 현안 챙기기에 나선 ‘민생파’, 국회 상임위원장의 새로운 모델을 창조한 ‘혁신파’ 등의 활약이 컸다. ‘중앙정치파·민생파·혁신파’의 활약은 정기국회의 꽃인 국감의 한 줄기 희망이었다.
◆이춘석 “다스는 누구 겁니까”···송영길 MB 차명계좌 밝혔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감 스타 중 중앙정치파의 대표 격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춘석(3선·전북 익산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당 사무총장인 이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이명박근혜 정권 적폐 청산의 최전선에 섰다.

이 의원은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의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도대체 다스(DAS)는 누구 거예요? 대답하기 어려우십니까?”라고 윤석열 서울지검장에게 물었다.

다스는 이명박(MB) 전 대통령과의 연루 의혹을 받는 BBK에 투자한 자동차 부품회사다. 다스의 실소유주 증명은 BBK 주가조작 사건의 단초다. 다스의 실소유주 여부가 BBK와 도곡동 땅 등 수상한 흐름의 첫 단추라는 얘기다. 이에 윤 지검장은 “얼마 전에 사건을 배당해서 지금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중앙 정치 이슈만 챙긴 것은 아니다. 그는 전주지법 신축공사에 참여한 전북 지역 업체의 수주 금액은 총 88억원으로, 총 사업비(550억원) 대비 16%에 그친다며 ‘지역 안배’를 주장했다.

같은 당 송영길(3선·인천 계양을) 의원도 마찬가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송 의원은 국감에서 MB의 해외 차명계좌 운영을 폭로했다. 송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세청 대상 국감에서 “MB가 정체불명의 한국인이나 재미 동포 등 차명인을 내세워서 주소지를 허위로 입력하고 계좌를 운용했다”며 18건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한승희 국세청장은 “구체적인 것은 파악한 내용이 없다”면서도 “역외탈세와 탈루 행위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간에 최선을 다해 추적하고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은 송 의원은 국감 이후 동북아의 에너지 공동체 구축 개념인 ‘동북아 슈퍼그리드’ 추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2017년도 국정감사가 20일간의 대장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한 국감은 ‘맹탕·재탕·허탕’을 재연한 헛바퀴의 연속이었다. 국감이 끝날 때마다 관례로 붙던 ‘역대 최악’이란 오명을 이어갔다. 그러나 성과도 적지 않았다.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파헤친 의원부터 지역 현안 챙기기에 나선 ‘민생파’, 국회 상임위원장의 새로운 모델을 창조한 ‘혁신파’ 등의 활약이 컸다. ‘중앙정치파·민생파·혁신파’의 활약은 정기국회의 꽃인 국감의 한 줄기 희망이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운천·김병관 산업위 스타···설훈 “나도 국민의 한사람”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서도 주목할 만한 의원은 있었다. 정운천(재선·전북 고창) 바른정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농업 파수꾼’인 정 의원은 산업위 소속 중 유일한 바른정당 의원이다. 그는 이번 국감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4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을 대상으로 한 산업위 국감에서 “(그간) 40년간 원전 25개를 가동했다”며 “총 운영일수는 500년(18만4641일)에 달하는데, 큰 사고가 일어난 것이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MB정부 시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냈던 그는 정부 출범 이후 불거진 탈원전 논란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사태의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16일 당 국감대책회의에서도 “신고리 5·6호기 사태를 보면 광우병 사태가 생각 난다”고 꼬집었다. 

중진급보다 더 빛난 초선 의원도 있었다. 같은 상임위 소속 김병관(경기 분당갑) 민주당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NHN 게임스 대표이사와 웹젠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한 김 의원은 실생활과 연관된 적폐를 지적하며 ‘민생파’ 국감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김 의원은 △자본잠식 벤처에 5년간 정책금융 9조원가량 지원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사업 환수처분(대상)액은 부정수급액과 불성실실패 237억원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우리 상품에 대한 상대국 수입규제조치 강화 △중소벤처기업부의 내일채움공제 해지 급증(2015년 1.3%→2017년 30.3%) 등을 지적했다.

국회 국토교통부에서는 정동영(4선·전북 순창) 국민의당 의원이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였던 정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국토부의 후분양제’ 흔들기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정 의원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선정한 올해의 국감 우수 의원에도 선정됐다.

“나도 국민의 한 사람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설훈(4선·경기 부천원미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의원의 ‘상임위 안건 불가’ 주장 직후 던진 말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감동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유성엽(3선·전북 정읍)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달 12일 김상곤 교육부 장관과 국감 오전 질의 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오찬을 했다. 적과 동지가 함께한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이진복(3선·부산 동래) 한국당 의원은 국감 질의 후 출석한 기업을 돌려보냈다. 국회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모기업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상임위원장의 국감 진행이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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