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최근 해빙모드로 접어든 가운데 여·야 의원 대표단이 2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북핵해법·한중협력 방안 모색을 위한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여야 의원 6명으로 구성된 '북핵위기 해법 모색을 위한 의원 대표단'은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에 도착해 장예수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면담을 갖는 등 첫 일정을 소화했다. 대표단은 단장인 정동영 의원(국민의당)을 비롯해 이석현·김두관(더불어민주당), 나경원(자유한국당), 조배숙(국민의당), 정병국(바른정당)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석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해 양국 관계가 풀리는 청신호가 있었던 만큼 중국의 중요한 인사들과 만나 경제협력을 비롯해 여러 현안을 긴밀히 공조할 수 있도록 의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사드와 관련해 경제적 불이익을 당했는데 한·중 간 경제협력을 종전처럼 원상복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표단은 4일까지 중국에서 머물면서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 주임,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 베이징대 한반도 전문가 등 중국 정계·학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의 외교 핵심 권력으로 불리는 양제츠(杨洁篪) 국무위원과도 면담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베이징 공장 시찰을 계획 중이다.
한국과 중국 정부가 최근 공동 결의문을 발표해 사드 갈등을 봉합하기로 하면서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사드 갈등 이후 한국 관련 보도에 냉랭하기만 했던 중국 매체들도 비교적 우호적인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报) 등 다수의 중국 매체들은 한국과 중국 정부가 공동 결의문을 발표한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양국 관계가 다시 소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오는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데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만남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도자 간의 만남뿐만 아니라 외교수장 간의 만남이 성사되면 양국 관계 정상화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