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경제·사회 모든 영역서 불공정·특권구조 바꿀것"

2017-11-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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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안 시정연설 "일자리·가처분소득 늘려주는 예산 대폭 증액"

"국민 모두 평등·공정 기회 얻도록 적폐청산"…"여야정 협의체 구성 촉구"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429조원 규모의 2018년도 예산안 및 새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개혁법안 통과를 당부하며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새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편성한 예산안을 통해 ‘사람중심 경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민생과 튼튼한 안보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 '2018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가 성장해도 가계소득이 줄어들고 경제적 불평등이 갈수록 커지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양극화가 경제성장과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런 절박한 현실인식에서 출발한 새 정부의 '사람중심 경제'는 경제성장의 과실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고, 일자리와 늘어난 가계소득이 내수를 이끌어 성장하고, 혁신창업과 새로운 산업의 기회를 가지고, 모든 사람과 기업이 공정한 기회와 규칙 속에서 경쟁하는 경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과 함께 한 가지 기억을 떠올려보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하겠다"며 "정확히 20년 전. 그것은 어느 날 불쑥 날아든 해고통지였고, 가장의 실직이었으며, 구조조정과 실업의 공포였다"고 말했다.

이어 "IMF 외환위기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큰 충격을 줬다. 경제적 충격만이 아니라 심리적·정서적 충격이 국민의 삶 전체를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건실해졌다"면서도 "그 후유증은 국민들의 삶을 바꾸어버렸다. 저성장과 실업이 구조화되었고, 중산층이라는 자부심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 "과로는 실직의 공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당연한 일이었다"며 "무한경쟁사회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은 상식과 원칙이 아니더라는 생각도 커져갔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문 대통령은 "일자리 예산과 국민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며 "4차 산업혁명과 벤처창업으로 새로운 성장기반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혁신성장 예산을 중점 반영했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환경·안전·안보 분야 예산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예산편성에서 또 한 가지 의미 있는 부분은 '국민참여예산제'의 시범 도입으로, 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사업들"이라며 "500억원의 범위에서 여성안심 임대주택 지원사업 356억원, 재택 원격근무 인프라 지원 20억원 등 6개 사업이 편성됐는데 앞으로 재정정보 공개를 더욱 확대하고 국민참여예산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국민과 함께하는 예산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누구라도 낡은 질서나 관행에 좌절하지 않고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바꿔나가겠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적폐청산"이라며 "국가권력기관의 개혁은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은 국민의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국정원이 국내 정치와 절연하고 해외와 대북 정보에만 전념하도록 개혁하겠다는 제 의지는 확고하다.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도 국민만 바라보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런 국민 여망을 반영한 것으로.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인 저와 제 주변부터 공수처의 수사대상이 될 것이니 법안이 조속히 논의되고 법제화될 수 있게 국회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권력이 국민의 기회를 빼앗는 일도 없어야 한다. 최근 드러난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청년들이 무엇 때문에 절망하는지 그대로 보여줬다"며 "공공기관이 기회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구조적인 채용비리 관행을 반드시 혁파하겠다. 공공기관의 전반적 채용비리 실태를 철저히 규명해 부정행위자는 물론 청탁자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가기관과 공공부문, 나아가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불공정이 국민 삶을 억압하는 일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더는 반칙·특권이 용인되지 않는 나라로 정의롭게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 광장과 촛불집회는 지난 세월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한꺼번에 드러낸 공론의 장이었다. 국민은 '국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며 "보다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국민이 요구한 새 정부의 책무로, 저는 이 책무를 다하는 것을 저의 사명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다른 욕심이 없다. 제가 이 책무를 절반이라도 해낼 수 있다면 저의 시대적 소명을 다 한 것으로 여길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정치 모두가 적어도 이 책무만큼은 공동 책무로 여겨주실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가 역할을 다할 때 국민은 희망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어려울 때 국가가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하며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며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운영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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