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고공비행’에도 사업 간 불균형 확대... ‘불안감 가중’

2017-10-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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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위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와 학계에서는 최근 수익 구조 불균형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미래에 ‘적신호’ 켜졌다는 진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등 부재로 인해 무너진 ‘컨트롤 타워’를 신속히 구축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삼성, 반도체 의존도 심각··· 3분기 영업익 중 반도체 비중 70% 육박
삼성전자는 31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5300억원, 영업이익률 23.4%의 잠정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분기 사상 최고치를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문제는 반도체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4조5300억원 중 반도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9조9600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이를 뒤따르고 있는 IM(IT·모바일), 디스플레이, CE(TV·가전) 부문은 각각 22.6%(3조2900억원), 6.7%(9700억원), 3.0%(44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약 5조2000억원 중 반도체, IM, 디스플레이, CE 부문은 각각 64.8%(3조3000억원), 1.9%(1000억원), 19.6%(1조200억원), 14.8%(7700억원)를 차지했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시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로 인해 IM 비중이 크게 낮아져 상대적으로 반도체 부문이 20% 포인트가량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더 큰 격차가 나는 것이다. 전통적인 강세를 보였던 CE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역성장으로 인한 현재의 불균형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CE, IM,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사업이 골고루 성장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1년 사이 업황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이 사상 최고의 실적 경신을 이어가는 동안 CE 부문 등은 역성장에 갇혀 있는 불균형한 사업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 성장동력 등 결정하는 컨트롤타워 부재 원인, “사장단 인사 등 조직 개편 이뤄져야”
이 같은 위기에 대해 업계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3분기 사상 최고의 잠정실적을 발표하던 지난 13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후배들을 위해 전격 퇴진을 결정했다.

그는 이날 "지금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이라며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부회장은 이어 "저의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삼성전자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은 내년 상반기까지로 한정적인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내년 1321억65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1205억5000만 달러, 2020년에는 1176억7000만 달러로 성장세가 꺾일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인사와 조직개편에 나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으나 일단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권 부회장의 빈자리 등을 채워야 하는 만큼 어떠한 방식으로든 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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