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생산 확대를 통해 '실적 하락'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승승장구하던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OLED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LCD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전무는 25일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장기적 미래 준비 계획으로 향후 OLED 중심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어려운 시장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는 보수적인 기조 하에 LCD 차별화 제품 위주의 수익성 극대화 및 OLED 사업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 7월 밝힌 것처럼 올해부터 향후 4년간 OLED 관련 시설 확장에 2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며 “대형 OLED 패널과 플라스틱 OLED에 각각 10조원씩 투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형 OLED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규모를 늘리는 과정에 있다”며 “중국에 공장을 지으려는 것도 제반 재료비 감소 등을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OLED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기존 LCD 중심의 수익구조를 개선해 위기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최근 영업이익의 역성장은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의 LCD 패널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부터는 LCD 패널 물량이 더 쏟아져 나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하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례로 중국의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은 내년 1분기에 10.5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10.5세대 생산라인은 65인치형 이상의 대형 TV 패널을 생산하는데 있어 가장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하루빨리 OLED 비중 높여야... "중국 투자 승인 해 넘겨서는 안돼"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LG디플레이가 하루 빨리 전체 매출 90%에 달하는 LCD 패널의 비중을 OLED를 통해 낮춰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투자에 발목을 잡으면서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에 있는 한국기술센터에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공장 건설 승인 문제를 놓고 2차 소위원회를 연 바 있다. 이날 LG디스플레이 측은 정부에 읍소하다 시피 하며 광저우 공장 투자의 필요성 등에 프레젠테이션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30일 광저우 8.5세대 OLED 투자 승인과 관련한 3차 소위원회를 열고 승인 여부 다시 논의한다. 중국 공장 투자 승인은 소위원회가 결정을 내린 이후 전기전자전문위원회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등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승인 여부가 올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며 “디스플레이는 제품의 특성상 투자가 늦어지면 경쟁력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날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6조9731억원, 영업이익 586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프리미엄 제품 강세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6조6289억원 대비 5% 성장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LCD를 중심으로 하는 대형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 분기 8043억원 대비 27%나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