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강경 대북제재 '오토 웜비어법' 통과...트럼프 방한 앞두고 北·中 압박 본격화?

2017-10-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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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세컨더리보이콧 등 광범위한 대북제재안 다수결 통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이름 따 '인권 유린' 문제도 수면 위로

트럼프 아시아 순방 앞두고 북한·중국 압박 본격화 해석도

[사진=연합/AP]


미 하원이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 후 사망해 충격을 안겼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초강경 대북제재안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제재)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것으로, 미국이 인권 문제까지 결부해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앤디 바(공화당)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북제재안인 이른바 '오토 웜비어 북핵제재법'을 415대 2의 다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과 기업이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체제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국제금융체제 내에서 북한을 배제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법안에는 △모든 규제를 행정부 의무사항으로 규정 △국제 제재 불이행 국가에 대한 국제금융기구 지원 차단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 고용주도 제재 명단에 포함 등 광범위한 제재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북한의 최우방국인 중국의 기업과 은행을 겨냥한 것으로 미 상원에서 통과돼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 동안에도 국제사회의 제재와는 별도의 독자적인 강경 대북제재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다만 제재법안을 사람 이름으로 명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워싱턴 이그재미너 등 외신들은 "북한의 돈줄 봉쇄가 주요 목적이지만 오토 웜비어에 대한 추모 의미를 담아 북한의 고질적인 '인권 문제'까지 부각,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대북제재안의 목적이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돈줄을 죄는 데 있지만 북한의 잔혹한 인권 유린 실태를 직접 보여준 오토 웜비어의 상징성을 볼 때 핵 위협과 인권 문제를 함께 부각하는 쌍끌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 6월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됐다. 송환된 지 엿새 만에 사망하면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곧바로 북한과 거래한 중국 은행과 중국 기업, 중국인 2명 등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이후 자국민에 대한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미 의회 차원에서 대북제재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 7월 말 북한의 원유 수입 봉쇄 등의 고강도 제재 방안을 담은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패키지법'이 미국 상원을 통과한 이후 두 번째다. 특히 이번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을 열흘여 앞두고 공개된 것이어서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제재 압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대북 정책'을 주요 의제로 부각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한반도에 배치하고 미국 전략무기 B-1B '랜서' 폭격기를 전개하는 등 대북 군사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태도를 바꾼다면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더 힐에 따르면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여러 차례 밝힌 대로 미국은 북한과 협상하길 바라지만 북한은 반복적인 핵·탄도 미사일 실험으로 대화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한 뒤 "북한이 대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면서 조건부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미국 기업협회 초청 연설에서 "북한의 최우방국인 중국도 강한 경제·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북한은 전례없이 고립되고 있다"면서 추가 압박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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