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북 구금' 트럼프 대북 정책 새 국면 맞나..."26일 긴급 회의 예정"

2017-04-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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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간첩 혐의 등으로 벌써 세 번째 미국인 억류 조치

트럼프, 일·중 정상과 전화회담 이어 26일 긴급 회의 개최

북한에서 평양 시민들이 20일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한국계 미국인이 평양에 억류돼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새로운 대북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중국 정상과 잇따라 전화회담을 가진 데 이어 고위급 각료 회의까지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응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 벌써 세 번째 미 국적자 억류...미국 자체 조사중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 시민권자인 한국계 미국인 토니 김 교수를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김은 또 다른 한국계 미국인인 기독교 사업가가 설립한 평양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토니 김 교수가 억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몇 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된 미 국적자는 모두 세 명으로 늘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미 버지니아 대학 학부생인 오토 웜비어와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인 김동철에게 간첩 혐의를 들어 각각 15년과 10년의 중노동형을 선고했다.

앞선 두 사람과 달리 토니 김 교수의 구금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미 국무부 측은 사생활 침해 우려를 이유로 이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금 관련 보도를 인지한 뒤 미국 정부 차원에서 주평양 스웨덴 대사관과 연계해 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들은 이번 구금에 대해 한반도 주변에 핵 항공모함을 배치하는 등 대북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흔들기로 분석하고 있다. 또 핵·미사일 개발 등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인 구금 카드까지 꺼내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에 잠재적인 인화점을 마련하게 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26일 긴급 회의·일·중 정상과 전화 회담...강력한 대북 카드 나오나

백악관은 오는 26일 안보 관련 주요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대북 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회의에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조지프 던포드 미 합동참모본부장 등이 배석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상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대북 정책 관련 '4대 원칙'을 브리핑한 뒤 무력 과시 등의 옵션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에 벌써 미국인 세 명이 억류된 데다 북한이 미국에 대한 선제 공격 가능성을 공식화한 데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잇따라 전화회담을 갖고 북한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두 정상과 따로 통화한 적이 있지만 같은 날 연달아 통화하는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6차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을 수용할 수 없으며 도발할 경우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최우방국인 중국에 대해서는 시 주석의 대북 압력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속으로 압박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NHK,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북한은 로동신문 등 국영 언론을 통해 "미군 항공 모함을 격침시켜 군사력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반도 주변에 향해 있는 미군 항공 모함 칼빈슨 호와 일본 자위대의 공동 훈련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히 25일 북한 인민군 창설 85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미국의 경계 수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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