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의 개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향후 프랑스와 유럽 정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등 유럽연합(EU) 분열로 이어질 기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주사위는 던져졌다...2차 결선 투표는 5월 7일
투표가 마감된 오후 8시(한국 시간 24일 새벽 3시) 기준 여론조사에 따르면 1차 투표 출구조사 결과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1∼2%포인트 차이의 근소한 지지율로 각각 1·2위를 차지해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실제로 프랑스 대선 투표를 총괄 관리하는 내무부 집계에 따르면 개표가 76% 진행된 시점에서 마크롱은 23.3%, 르펜은 득표율 22.7%를 얻어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부의 출구조사에서 마크롱과 르펜이 1·2위권에 집계되면서 사실상 프랑스 언론들은 마크롱과 르펜의 결선 진출을 확실시하고 있다.
마크롱 후보는 친(親)EU 성향으로 기업규제 완화, 공무원 12만명 감축 등을 공약을 내걸었으며 투표까지의 사전 조사에서는 지지율 23∼25%로 선두를 달려왔다. 대표적인 반(反)EU파인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는 지지율 22∼24%로 마크롱 후보의 뒤를 바짝 쫓았다.
◆ 영국 이어 프랑스도 EU 탈퇴? EU 분열 여부에 촉각
이번 선거기간 주요 이슈가 된 것은 높은 실업률과 EU 탈퇴 여부, 이민자 수용 문제 등이다. 특히 1차 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20일 저녁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총격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투표 하루 전에는 파리 북역 기차역에서 흉기를 소지한 남성이 체포돼 테러 이슈도 함께 떠올랐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2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EU 측은 프렉시트, 즉 프랑스의 EU 탈퇴 여부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반(反)EU 정서와 보호무역주의가 강조되고 있는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프랑스마저 EU를 탈퇴하면 EU가 분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지지율 조사에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르펜 후보와 더불어 3~4위권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급진좌파 장뤼크 멜랑숑은 자신이 당선될 경우 EU를 탈퇴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지난 2015년 파리 연쇄 테러 이후 2년 여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 표적이 돼 왔던 만큼 반이민 정서를 이용한 것이다.
특히 20일 총격 테러 이후 르펜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오르면서 이번 대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르펜을 비롯한 모든 후보자가 테러 공포를 해결하기 위해 치안 및 보안 예산을 늘리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낮은 실업률과 예산 불균형 등 경제 활성화 문제도 주요 문제 중 하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영국 유권자 10명 가운데 1명은 실업 문제를 안고 있으며 25세 이하 실업률도 2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결선투표 한 달 뒤에는 하원 의원 총 577명을 새로 선출하는 총선이 예정돼 있어 민심 방향에 따라 프랑스 정세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