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비즈니스 두고 반대로 걷는 네이버와 카카오

2017-10-2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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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카카오]


최근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는 '카카오전자'가 아니다"라며 하드웨어(HW) 생산과는 선을 그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네이버는 HW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출시 이후 잠잠한 반면, 네이버는 웨어러블 기기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기기, 새로운 캐릭터 AI스피커까지 연달아 선보여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22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현재 네이버랩스 내 하드웨어 부문 연구조직만 있을 뿐, 비즈니스 조직은 구성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사업화가 아닌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복안이지만, 하드웨어 제품 생산·판매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지난 16일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2017'에서 석상옥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대표도 '국내 제조기업을 인수해 직접 하드웨어 제품들을 생산할 계획도 있냐'는 질문에 "그랬으면 좋겠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오는 2018년 1월 출시 예정인 웨어러블 기기 '아키(AKI)'나 연내 판매가 시작되는 IVI기기 '어웨이'는 물론이고, 에어카트(Aircart) 로봇 시제품들 역시 장기적으로는 상용화 제품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석 대표는 "네이버랩스는 일상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로봇 기술이 접목된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17일 네이버는 AI스피커 '프렌즈'를 공개했다. 지난 8월 선보인 '웨이브'에 이어 두번째다.

프렌즈는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모티브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브라운(곰)과 샐리(병아리)가 프렌즈로 만들어졌으며,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해 음성 명령을 통한 음악 재생, 생활 정보 검색, 일정 브리핑 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가 이처럼 자체 하드웨어 제품들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로 한 것과 상반되게, 카카오는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통해 누구나 카카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임지훈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카카오전자'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것"이라며 기술의 제휴·확장으로 카카오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스피커로만 한정짓지 않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실제로 카카오는 이달 12일 삼성전자와 생활 가전제품에 카카오의 AI플랫폼 '카카오 I'를 연동하기로 했고, 롯데그룹 오프라인 매장과 건설 분야에도 카카오의 AI를 적용할 것을 알리며 소비자가 카카오의 기술을 체감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네이버랩스와 카카오브레인이라는 연구·개발 자회사를 두고 기술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특히 AI기술 같은 경우 스피커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국내 생태계 형성에 어떤 방법으로든 각각의 역할을 해 나아갈 것으로 기대돼, 업계도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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